[취재현장] 건설사의 회계투명성

2016-01-06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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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 논란에서 비롯된 '수주산업 회계투명성 방안'에 대한 건설업계의 반발이 거세다. 주요 사업장별 진행률과 미청구공사, 충당금 정보를 보다 구체적으로 알리도록 한 금융당국의 조치에 영업비밀이 공개될 것을 우려하는 것이다.

특히 미청구공사와 관련한 원가율이 해외건설 수주 입찰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해외건설 수주를 위해 오랜 기간 공들여 준비하는데 발주처는 물론 경쟁사들에 원가 정보가 공개되면 전략적으로 손해"라고 말했다.

이에 공사손실충당금 등은 사업장이 아닌 부문별로 공시가 가능토록 조정됐지만, 관련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업계의 이 같은 주장을 온전히 수용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미국 건설전문매체 ENR(Engineering News Record)이 선정한 상위 해외 건설사들의 재무제표를 확인한 결과 부문별로 이익·손실의 증감 원인을 구체적으로 표기해놨다는 이유에서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대건설이 14위에 올라 있는 ENR에서 13위까지의 해외 건설사들 재무제표를 찾아본 결과 주석에 비용발생 원인 등이 꼼꼼하게 명시돼 있었다"며 "국내에서는 이에 대한 공시가 명확하지 않은 가운데 이해관계자들의 편의를 고려했을 때 회계투명성 방안을 반대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3분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 7개 대형 건설사의 미청구공사 잔액 합계는 17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저유가로 인한 중동지역 발주처의 대금지급이 늦어질 경우 대손충당금으로 상계된 액수가 비용으로 처리되면서 적자폭이 더 커질 것을 걱정하고 있다. 

물론 경제 주체로서 기업의 이윤 추구는 당연하다. 그러나 상장사로서 주주 등 이해관계자들을 위한 정보 제공에 소홀해서는 안 되며 방법 또한 윤리적이어야 할 것이다. 건설사들도 과거부터 분식회계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던 만큼 신뢰 회복을 위해 인정해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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