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개발한 스마트폰 '평양터치'[사진=통일부 블로그 제공]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북한에서는 사용을 금지하고 있지만 밀수입 된 아이폰과 갤럭시 스마트폰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가운데, 이들 스마트폰 가격이 최대 200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트라(KOTRA)가 일본매체 NEXT 보도 및 중국 163닷컴, 자유아시아방송, 통일부 등의 자료를 토대로 조사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북한 주민들이 아이폰과, 갤럭시 등의 스마트폰을 ‘부의 상징’으로 여기며 동경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아이폰, 갤럭시와 같은 스마트폰은 공식적으로는 북한에서 사용이 금지된 제품이다. 이들 제품은 대부분 중국을 통해 수입되어 평양 암시장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북한에서 쓸 수 있도록 특수 개조를 한 후에 로고를 지우고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북한에서는 스마트폰이 고가로 판매되고 있다.
중국 163닷컴에 따르면 현재 북한에서 일반 2세데(2G) 휴대폰 거래 가격은 800~2000위안(한화 약 14만원~35만원), 북한이 자체 개발한 아이랑폰은 2800위안(약 50만원), 평양터치폰은 4950위안(약 88만원)에 달한다.
이에 비해 아이폰과 갤럭시의 거래가격은 7600~1만1500위안(약 136만원~206만원)에 달해, 한국과 미국보다 훨씬 더 비싸다. 초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상인들이 구매하면서 시장규모가 커지고 있다.
북한에서 휴대폰은 ‘손전화’라고 불리며 2002년 고위직 외교관을 중심으로 이동통신 서비스가 시작됐다. 서비스 개시후 보급이 확대되다가 2004년 평안북도 용천역 폭발사건이 일어나자 휴대폰 사용을 전면 금지시켰다. 휴대폰이 기폭장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는게 금지 이유였다.
하지만 2007년 북한 정부는 5개년 계획을 통해 2013년까지 휴대폰 사용자를 250만 명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하고 2008년 12월 새로운 휴대폰 서비스를 시작했다.
2015년 말 기준, 북한 인구는 약 2500만 명이며, 휴대폰 사용자수는 300만 명으로 평균 8명 가운데 1명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2013년 휴대폰 사용자 200만 명에 비교할 때 최근 2년간 50% 증가한 것이다. NEXT 보도에 따르면 북한 휴대폰 단말기 중 70%는 평양에 집중된 것으로 추정된다. 평양 인구는 약 285만 명 수준으로, 대다수의 평앙 시민들은 휴대폰을 소유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이동통신 가입자가 증가하면서 북한은 중국에서 휴대폰을 대량 수입하고 있다.
중국세관통계에 따르면 북한이 중국에서 수입하는 휴대폰은 2014년 기준 107만 대로 전년 동기대비 83.2%, 수입액은 8284만 달러로 88.2% 증가했다. 하지만 2015년 1~10월 기간에는 수입량은 50만6000대, 수입액은 3694만 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각각 31.0%, 32.2%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은 서비스 초기에는 중국 화웨이(華爲) 제품에 ‘조선’, ‘평양’이라는 상표를 부착해 판매했는데, 가격은 100~200달러의 저가 제품이었다. 하지만 휴대폰 사용자가 늘어나자 독자적으로 휴대폰을 생산하기 시작했는데, 자체개발한 스마트폰의 이름은 ‘아리랑’과 ‘평양터치’다.
아리랑폰은 2013년 북한이 자체 기술로 생산한 스마트폰이다. 4.2인치 화면에 해상도는 105만화소로 휴대폰 뒷면에 ‘아리랑’ 로고가 있다.
안드로이드4.1 버전으로 쿼드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했으며, 전원을 작동시키면 전통민요 ‘아리랑’이 흘러나오며 금강산 배경화면이 뜬다고 한다.
아이랑폰은 독자적으로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부품을 공급 받아서 조립하고 북한만의 시스템을 장착해 소량생산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개발한 첫 스마트폰 '아리랑'[사진=통일부 블로그 제공]
‘평양터치‘는 아리랑폰 다음으로 출시한 북한산 브랜드 스마트폰이다.
평양터치는 세로 약 12.5cm, 가로 6.5cm로 미국 애플의 아이폰6보다 조금 작은 크기에 스마트폰 뒷면에는 ‘평양’이라 쓰여 있다.
평양터치는 기본적인 모양과 형식은 한국 삼성의 갤럭시와 비슷하다. 전화통화 기능과 주소록, 사진기, 음악 기능은 물론 문자를 뜻하는 ‘통보문’, 인터넷을 의미하는 ‘열람기’와 녹음기, 달력, 시계 등 일반 스마트폰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은 모두 담겨 있다.
메모리카드의 용량을 확인할 수 있는 ‘기억기정리’와 사진첩을 뜻하는 ‘서고’ 등 새로운 용어도 있으며 특히 ‘다국어사전’은 북한 학생과 공무원에게 인기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가지 특별한 점은 와이파이(Wi-Fi), 즉 무선데이터 전송 체계로는 인터넷과 연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평양터치는 분홍색, 군청색, 흰색 등 다양한 색상으로 출시되었으며 세련된 모양과 다양한 기능으로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북한의 이동통신 서비스는 연결망은 평양을 포함한 14개 주요도시 및 22개 고속도로에서 휴대폰을 이용할 수 있다.
북한은 최근 외국인들이 휴대폰을 갖고 입국을 허용하고 있으며, 이에 외국인들은 북한에서 스마트폰으로 외부와 실시간으로 메일을 수발신할 수 있다. 또한 평양 안순국제공항과 중국 단동-신의주 국경에서는 외국인을 상대로 북한에서 사용할 수 있는 범용가입자식별모듈(USIM)칩을 판매하고 있다. 휴대폰 가입비는 380위안(약 45만원)으로 무료통화 200분 이후 발생하는 통신비용은 100분에 80위안(약 9만5000원)이다.
하지만 2015년 6월 외국인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한 3세대(3G) 모바일 인터넷 접속을 제한한 바 있기 때문에, 향후에도 변수가 많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북한 부유층은 최근 외국제품 특히 한국제품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휴대폰뿐만 아니라 TV, 밥솥, 침대, 화장품, 그릇에 이르기까지 모두 한국산 브랜드를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코트라는 향후 한국 및 중국산 태블릿PC 등 기타 IT 제품도 북한에서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