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경의 머니마니]붉은 원숭이 나무에서 떨어지다

2016-01-05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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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경 FM파트너스 대표]

2016년은 원숭이의 해, 그 중에서도 붉은 원숭이의 해다. 붉은 색을 '길상(운수가 좋을 징조)'의 색으로 숭배하는 중국인들에게 붉은 원숭이는 지혜가 뛰어나고 재능이 출중해 이목을 집중시키는 길한 동물로 여겨진다.

뿐만 아니라 손오공이 등장하는 서유기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인도 하누마트신화에 나오는 동물도 원숭이고, 고대 이집트 벽화에도 창의력과 지성을 의미하는 원숭이가 등장한다.

반면 한국에서는 원숭이하면 동물원을 떠올리거나 '조삼모사',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라는 속담이 떠오르는 정도지 중국처럼 원숭이 해에 출산을 계획할 정도는 아니다. 가까운 중국이지만 문화 차이가 크게 느껴지는 대목이다.

연초부터 중국에서는 붉은 원숭이가 나무에서 떨어지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졌다. 2016년 거래 첫날 중국증시가 7% 가깝게 추락한 것이다.

앞서 중국정부는 지난해 과도한 레버리지 거래로 인해 중국증시가 폭락했을 때 상장기업 지분의 5% 이상을 보유한 대주주와 기업 임원의 지분 매각을 6개월간 금지시킨 바 있다. 오는 8일지분 매각 금지 조치가 해제되면 1조 위안 이상의 매물이 쏟아질 것이라는 전망과 때마침 발표된 부진한 제조업 경기지표로 개인 매물이 쏟아진 모습이다.

순간 증시가 급락하자 중국 정부는 올해 처음 도입한 서킷 브레이커를 개장 첫날부터 발동했고, 처음 겪는 일이라 당황한 개인투자자들이 거래가 다시 시작되자 더욱 매물을 쏟아냈다. 결국 중국 증시는 새해 첫날부터 장사도 재대로 하지 못하고 문을 닫아버리는 해프닝이 발생하고 말았다.

서킷 브레이커는 장중에 부러진 심리를 진정시키기 위한 제도이다. 전기 회로에서 서킷 브레이커가 과열된 회로를 차단하는 장치를 말하듯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갑자기 급락하는 경우 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주식매매를 일시 정지하는 제도다.

과거 미국의 금융위기로 증시가 폭락했을 때 한국 시장에서도 심심치 않게 발동되곤 했었다. 주식시장의 특성상 심리적인 공포가 극에 달하면 매도가 매도를 부르는 패닉에 빠지게 된다. 이때 서킷 브레이커를 통해 잠시 시장을 중단시켜 상황을 냉정하게 분석하고 이성을 찾을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스마트 머니에게는 서킷 브레이커와 같은 거래 중단 제도는 과매도에 빠진 증시의 바닥을 알리는 신호가 되기도 한다. 때문에 거래가 재게됐을 때 저가매수 세력이 들어와 급락한 시장에서 알짜 주식을 사 모으는 장면은 흔히 볼 수 있다.

똑같은 거래 중단 조치이지만 중국증시의 반응은 다른 시장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그렇다고 중국 투자를 주저할 이유는 없다. 중국 정부도 인위적으로 시장을 통제하면 부메랑으로 돌아온다는 좋은 교훈을 얻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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