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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최근 인터넷 홈페이지 등을 통해 일부 개인 고객 서비스에 대한 수수료 인상을 안내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오는 2월 1일부터 영업점 창구에서 다른 은행으로 송금할 때 금액이 100만원 이하일 경우 수수료를 기존 1000원에서 2000원으로 올릴 예정이다. 이와 함께 CD공동망 수수료도 마감 전 계좌이체를 할 때 10만원 초과 건에 대해 기존 800원에서 1000원으로 수수료를 인상한다.
앞서 외국계 은행인 한국씨티은행도 개인 고객 수수료를 차례로 인상한 바 있다. 창구에서 다른 은행으로 돈을 보낼 때 송금 금액이 10만원 이하면 1000원의 수수료를 부과하기 시작했고, 인터넷 사전 신청 없이 영업점을 방문해 국제 현금카드를 만들 때 3만원의 발급 수수료를 받고 있다. 더불어 일반 자기 앞 발행 수수료를 300원에서 500원으로 올렸다.
이같이 은행들이 수수료 인상에 나서는 것은 생존을 위해 수수료 수익을 높이는 것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장기간 이어진 저금리 기조로 인해 예대마진이 악화된 상황에서 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수료를 합리화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금감원 통계를 보면 지난 2014년 국내 은행 수수료수익은 6조6723억원으로 2011년 7조3290억원과 비교해 3년새 6000억원 넘게 줄었다. 특히 송금 수수료, 자동화기기 수수료 등으로 이뤄진 대고객 수수료 수입은 매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국내 은행의 대고객 수수료가 전체 수수료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06년 12.0%에서 2014년 7.5%로 4.5%포인트나 감소했다.
은행연합회는 올해 중점 추진 과제 가운데 하나로 수수료 정상화를 꼽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대출 취급과 관련한 외국은행의 수수료 항목과 거래 조건에 대한 구체적 사례를 조사한 참고자료를 만들어 은행들에게 제공해 대출 수수료 정책 결정에 참고하도록 했다.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은 신년사에서도 "업무대행 중심의 수수료 수익구조에서 벗어나 외환·파생상품, 투자은행 업무, 자산관리 등의 서비스를 강화해 새로운 수수료 수익원을 발굴·확대하고, 서비스의 질을 높여 수수료를 현실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금융당국 역시 금융사 상품 가격, 서비스 수수료 등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을 계속 나타내고 있어 은행들이 자율적으로 수수료를 올릴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상황이다.
이와 관련,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수수료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이다"면서 "다만 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시선이 부정적이기 때문에 상황을 봐가며 단계적으로 정상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