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한길 무소속 의원. [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김혜란 기자 =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한길 무소속 의원이 4일 4·13 총선 전 원내교섭단체(20명) 구성과 선거 연대 불가를 골자로 한 야권 재편 구상을 밝혔다. 김 의원은 이날 "탈당을 결심한 현역 의원이 교섭단체를 구성할만한 수준을 이미 넘었다"면서 조만간 도미노 탈당이 이어질 것임을 예고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같이 주장한 뒤 "각자의 지역구에서 지역구 동지들에게 동의를 구하는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지역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결심을 밝히는 일정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호남발(發) 탈당 바람이 수도권으로 북상할 것이라고 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수도권 의원 상당수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기 때문에 그 결과가 머지않아 밝혀지지 않겠나"라고 답했다. '이달 중 수도권 의원들의 연쇄 탈당이 이어질 것이라고 보느냐'는 취지의 질문에는 "이달 중이면 너무 길게 보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김 의원은 또 총선에서 더민주와의 연대는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의원은 탈당하기 하루 전날인 2일 안철수 의원과 만나 총선 야권 연대 불가 방침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안 의원과의 2일 회동에 대해 "여의도의 한 커피숍에서 만났다"며 "(안 의원과) 가끔 보는데 안 의원과 제가 만나면 정치 상황에 대한 인식에 대해 서로 확인할 부분을 확인하고, 의견을 구하기도 하는 시간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열에) 아홉만큼은 공감대를 이뤘고 약간씩 관점이 다른 부분은 대화를 통해 맞춰가는 과정"이라며 안 의원과의 결합을 시사했다. 다만 그는 안철수 신당에 합류하느냐는 질문에는 "눈앞의 목표는 야권의 총선 승리"라며 "그 총선 승리를 위해서 제가 어느 자리에 서서 어느 역할을 하는 게 좋겠는지 생각하고 있고, 주변에 여쭤보면 조금씩 의견이 달라서 좀 더 생각해보겠다"고만 했다.
김 의원은 "양당 중심 정치에 대해 많은 국민이 불신하고 있다"면서 "총선에서 국민에게 제시되는 선택지에 또 다른 세력의 후보가 제시되는 것이 상당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그것이 국민의 요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양당제에서 다당제를 만들어지길 기대하는 것은 헛된 일"이라며 "일단 양당 중심 정치의 체제를 허무는 게 중요하다. 그 첫 번째가 제3당의 등장"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 이후 다당제를 위한 여러 제도가 공식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할 것으로 생각한다. 우선 제3지대 신당이 자기 자리를 제대로 잡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더민주와의 선거 연대에 선을 긋고 3당 체제로 총선을 치르겠다는 각오를 드러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