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지연 기자 = '에어쿠션' 전쟁이 한층 격화될 조짐이다. 지난해 에어쿠션의 원조 아모레퍼시픽과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 랑콤이 에어쿠션 시장에서 한 차례 맞붙은데 이어 올해에는 맥·입셍로랑·비오템·슈에무라·바비브라운 등 다수의 해외 브랜드들이 에어쿠션 전쟁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이 한국은 물론 아시아·미국 시장에도 쿠션 화장품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경쟁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맥이 출시한 '매치마스터 쉐이드 인텔리전스 콤팩트'는 아모레퍼시픽이 2008년 처음 출시한 에어쿠션과 거의 비슷하다. 액상 파운데이션을 머금은 스펀지를 도장처럼 피부에 찍어 바르면 된다. 맥 측은 해당 제품의 반응이 뜨겁자 오는 2월 한국 및 아시아 지역에도 출시하기로 하고, 세부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시도 다음달 쿠션 파운데이션 제품인 '지방시 뗑 꾸뛰르 쿠션 파운데이션‘을 미국 및 유럽·아시아 등에 출시할 예정이다. 글로벌 론칭에 앞서 지난해 12월 싱가포르에서 먼저 공개한 이번 제품은 메탈 용기를 적용해 쿠션 화장품의 단점인 스폰지 오염을 최소화 했다. 4가지 색상으로 출시돼 피부톤을 자연스럽게 보정해주며, 지방시 화장품의 장점인 글로우 파우더 성분을 함유했다.
로레알그룹의 입생로랑과 슈에무라도 각각 올 상반기에 쿠션 화장품 '엉크르 드 뽀 쿠션'과 ‘블랑 크로마 브라이트닝 UV 쿠션 파운데이션'을 선보인다. 입생로랑은 3월, 슈에무라는 2월 출시할 예정이며, 두 브랜드 모두 일본에서 처음 론칭된다. 비오템은 다음달께 에어쿠션 기술을 적용한 '아쿠아수르스 수분 플럼핑 쿠션'을 한국에 내놓을 예정이다.
글로벌 브랜드들이 이처럼 쿠션 제품 출시를 서두르는 이유는 한국과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 등지에서 쿠션 화장품이 새로운 색조화장품 카테고리 킬러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제품을 처음 선보인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13개 브랜드에서 쿠션 화장품으로만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들이 쿠션 화장품을 한국보다 인지도가 낮은 일본이나 싱가포르, 미국 등에 먼저 선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의 한국 시장점유율, 최근 특허권 지키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에 부담감을 느꼈을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한국보다 시장 인지도가 낮은 아시아권에 우회적으로 진출하는 전략을 선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 역시 "LG생활건강과 LVMH 등을 비롯해 현재도 쿠션 화장품 기술 제휴를 위한 다수의 기업과 논의 중"이라며 "정당한 절차 없이 무단 도용하는 기업에는 적극적인 대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