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의 TV] ‘내 딸 금사월’ 김순옥·백호민 콤비와 함께하는 3류 미스터리 스릴러 드라마

2016-01-0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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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서동욱 기자 = ‘내 딸 금사월’이 전형적인 캐릭터와 개연성 없는 스토리로 비난 받고 있다.

3일 방송된 ‘내 딸 금사월’ 36회에서 오월(송하윤 분)이 혜상(박세영 분)에게 끌려 차에 탄 후 사고를 당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전복된 차량에서 가까스로 빠져나온 혜상은 오월을 발견하고 구해주는 대가로 자신의 비밀을 밝히지 않을 것을 요구하지만 오월은 “네가 지은 죄 값은 치러야한다”라고 말했다. 혜상은 오월을 차에 남겨 두고 떠났고, 이후 차량이 폭발하면서 오월은 목숨을 잃은 것으로 그려졌다.

하지만 장례식장에서 오월의 아들이 “엄니가 어제 왔다 갔다"라고 말하는가 하면 시체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나와 오월이 살아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오월이 극중 죽음의 위기를 맞은 건 벌써 이번이 세 번째다. 고아원 붕괴 사고 당시에 무너진 건물 틈에서 기적적으로 생존해 발견된 게 첫 번째고, 공사 현장에서 만후(손창민 분)에게 떠밀려 뇌사상태에 빠졌던 게 두 번째다. 그 와중에 한번은 기억상실증에 걸렸고, 한번은 정신연령이 어린 아이 수준으로 돌아가기도 했다.

만약 오월이 이번마저도 멀쩡히 살아 돌아온다면 분명 주인공은 금사월(백진희 분)이 아니라 주오월이 분명하다. 드라마 내용에 따르면 제목을 ‘내 친구 주오월’로 바꿔야 할 판이다.

이 외에도 개연성 없는 스토리가 도를 넘었다. 기황의 아들 세훈(도상우 분)은 갑자기 혜상(박세영 분)에게 빠져 청혼한다. 이유는 오로지 하나다. "예쁘다"는 것이다. 이런 아들의 적극적인 구애에 기황은 아무런 의심 없이 혜상을 며느리로 받아들이겠다고 한다.

또 사월은 다른 이들 앞에서는 ‘오월’이라는 이름을 스스럼없이 부르면서도 막상 오월의 이름을 아는 친부 기황과 오빠 세훈 앞에서는 ‘홍도’라는 가명을 부른다. 차가 폭파될 정도의 사고를 겪었으면서도 화장실에서 얼굴에 화장품 터치 몇 번으로 상처자국을 지우는 혜상의 화장술은 변신술에 가까워보였다.

캐릭터도 지나치게 전형적이어서 극과 극이다. 지금까지의 스토리에 따르면 등장인물들의 반은 소시오 패스고 또 나머지 반은 바보다,

매일 일말의 양심의 가책도 없이 범죄를 저지르는 만후의 행각은 반사회적인 흉악범죄를 저지르고도 자신의 행동에 대한 죄책감도, 타인에 대한 동정심이 없는 소시오 패스의 모습 그 자체다.

만후는 살아있는 신회장을 감옥에 가두고, 고아원을 붕괴시켰으면서도 죄를 다른 사람에게 몰아 넘겼다. 또 오월을 공사장에서 밀어 뇌사상태에 이르게 해놓고는 은폐하려 급급하다. 만후에게는 이 모든 게 자신의 사업을 방해하는 다른 이들의 공작에 불과하다. 

오혜상(박세영 분)은 더하다. 어린 시절 고아원이 무너질 당시 자신의 친부와 친구를 빠져나오지 못하게 가두는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데 이어 이번에는 차에 깔린 친구를 두고 자신만 빠져나오는 지독한 모습을 보였다. 이외에도 절도, 사기 및 걸리지 않은 거짓말 만해도 수십 가지다. 매번 자신의 잘못이 드러나고 반성은커녕 새로운 범죄를 저지를 기회만 엿본다.
 

[사진=MBC제공]

또 오월의 남편 임시로(최대철 분)는 오직 부잣집에 장가가서 출세하려는 욕심에 가족들을 내 팽겨 치고 사기극을 벌이고 있다. 심지어 아내를 뇌사상태에 빠뜨린 범죄도 눈감아준다.

이들을 제외하고는 주인공 금사월부터 시작해서 모두 바보와 마찬가지다.

금사월은 오혜상에게 매번 똑같은 방식으로 당하면서도 한 번의 반격도 하지 못하고 있다. 더군다나 금사월과 오혜상의 양부 오민호(박상원 분)은 오혜상의 악행을 보고서도 매번 속아 넘어간다. 자신의 딸을 알아보지 못하는 기황도 답답하기 그지없다.

‘내 딸 금사월’의 줄거리는 ‘인간 삶의 보금자리인 집에 대한 드라마로, 주인공 금사월이 복수와 증오로 완전히 해체된 가정 위에 새롭게 꿈의 집을 짓는 드라마’라고 소개돼있다. 하지만 드라마 속에서 ‘집’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 오로지 만후와 혜상의 악행에 살아남기 급급한 어리숙한 사람들의 이야기만 있을 뿐이다.

이 드라마에는 가족도 꿈도 없다. 오직 악행와 이를 추적하고 복수하는 피해자뿐만 있을 뿐이다. 지난 3일 방송에서 혜상이 오월의 환상을 보며 소스라치게 놀라며 뒤로 넘어지는 장면에서 보여지듯 이 드라마는 죽어도 계속 살아 돌아오는 오월을 그린 미스터리, 도무지 잡히지 않는 두 악마(혜상, 만후)를 쫓는 스릴러가 되고 있다. 그것도 단편적인 캐릭터에 개연성 없는 스토리만 남은 3류 미스터리 스릴러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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