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단 '中 역직구' 시장, 국내 업체들 '레드오션' 열전

2016-01-04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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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징동 등 중국 대표 인터넷몰 잇따라 국내 업체에 러브콜

'한·중 FTA 발효' 역직구 시장 호재로 대두

[전자상거래 역직구 국가별 현황. 표=관세청 제공]



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중국을 타깃으로 한 역직구(전자상거래를 통해 수출) 시장의 인기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유통 업체들이 올해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새로운 매출 신장을 위한 돌파구로 ‘역직구’를 주요 먹거리로 꼽고 있어서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역직구 규모는 2억 달러(약 2355억원)에 육박한다. 일각에선 관련 시장이 올해 3000억원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관세청이 지난해 10월 발표한 ‘전자상거래 수출(역(逆)직구) 동향’에 따르면 2014년 9월부터 2015년 8월까지 수출금액은 1억829만 달러(약 1275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 동기(3259만 달러)보다 232.3% 증가한 것이다. 5년 전인 2010년(211만 달러)보다는 무려 5044%나 급성장했다.

최대 수출 대상국은 역시 중국이었다. 조사 기간 164개국에 국내 상품이 전자상거래를 통해 수출된 가운데 금액 기준으로 중국이 42.2%(4566만5000 달러)를 차지했다. 이는 2위와 3위 국가인 싱가포르(21.1%, 2286만1000 달러), 미국(17.2%, 1865만7000 달러)의 수출 금액을 합친 것 보다 많은 것이다.
 

[전자상거래 역직구 주요 품목별 국가별 현황. 표=관세청 제공]



중국에서도 현지인들의 해외 직구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상거래연구센터는 하이타오족의 해외 직구액이 2013년 13조원에서 2014년 39조원으로 급증했으며 오는 2018년에는 180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레드오션이지만 블루오션으로서의 가치도 지닌 중국 역직구 시장에 대해 국내 업체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오픈마켓 11번가는 지난해 12월 알리페이·웨이보 등 중국 현지 계정을 통해 주문·결제를 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높인 ‘중문 11번가’를 론칭했다. 이에 앞서 G마켓은 2006년 10월 '글로벌 숍'을 선보였고, 인터파크는 지난해 9월 해외 소비자들의 역직구도 모바일로 간편하고 빠르게 할 수 있도록 한 글로벌 모바일웹 쇼핑 사이트 ‘글로벌 인터파크’를 오픈했다.

대형마트와 백화점 업체도 지난해 역직구 시장 개척을 본격화했다.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닷컴은 2014년 2월 '글로벌 롯데닷컴'을 열었다. 이마트는 2월에 국내 대형마트 최초로 ‘티몰 글로벌’ 내 도메인을 개설하고 현재 운영 중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의 ‘현대H몰’은 종합쇼핑몰 최초로 지난해 8월 중국인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했다. 홈쇼핑 업체인 GS샵은 2014년 11월 업계 최초로 ‘세계로 배송 서비스’를 통해 중국을 비롯해 미주·유럽·아시아·중남미·아프리카 등 전 세계 103개국에 상품 배송을 시작했다.

또 식품업체인 동원F&B가 운영하는 '동원몰', LG생활건강의 화장품 종합몰 '플러스 1000', 농가 통합 쇼핑몰 '하이팜' 등도 역직구에 나섰다.

반면에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와 징동 등의 중국 거대 전자상거래 업체가 앞다퉈 K-뷰티와 K-패션, K-푸드 등 중국 현지에서 불고 있는 ‘한류’의 영향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 상품에 주목하면서 잇따라 ‘한국관’을 개설하고 있고 입점도 환영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징동은 한국패션협회와 MOU를 체결하고 정식으로 국내 패션 브랜드들이 입점하는 ‘한국 패션관’ 개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온라인 쇼핑몰에는 이미 베이직 하우스·헤지스·빈폴과 한국 이랜드 그룹 계열사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다.

징동 측은 최근 한국 유명 브랜드 ‘스타일 난다’, 디자이너 편집숍 브랜드 'ATRITA', 패션 전자상거래 플랫폼 위메프와도 합작을 한 바 있다.

이런 성과들로 지난해 11월, 알리바바에서만 912억1700 위안(약 16조5000억원) 등 총 27조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중국 광군제에 한국이 미국·일본에 이어 국가별 매출 순위 3위에 오르는 선전을 펼쳤다.

관세청이 지난해 중국의 광군제 쇼핑시즌(11월 11~20일) 동안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의 쇼핑몰인 티몰(Tmall)에서 한국 상품이 중국으로 수출된 실적을 집계한 결과 32만8000건, 금액으론 총 737만 달러(약 86억7800만원)였다.

해외 진출을 희망하는 국내 기업에게 종합 설루션을 제공하면서 티몰글로벌 내 한국 화장품, 패션, 건강식품 등 3개 쇼핑몰을 직접 운영하고 에이컴메이트은 자사의 2015년 총 거래액을 분석한 결과 2008년 창립 이래 최대 거래액인 1700억원을 달성했다.

또 2013년 9월 글로벌 서비스 론칭 후 2015년 현재 약 5만여개의 역직구 쇼핑몰 생성한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는 지난해 거래액은 전년도에 비해 2.5배 성장했다.

아이씨비의 경우 물류서비스 고객사인 롯데닷컴·LG생활건강·이마트·위메프·G마켓·더제이미 등 57개 고객 업체가 티몰글로벌에 입점했 계속 확대되고 있는 추세라고 전했다.

전자상거래 기업 중 중국 세관으로부터 최초로 정식 승인을 받고 현재 중국 현지 회원 수 250만명을 자랑하는 중화권 대상 직판쇼핑몰인 판다코리아닷컴은 지난해 광군절(11월 11일) 하루에만 1억5000만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현재도 하루 평균 방문자가 5만명에 달하고 있다.

'글로벌 롯데닷컴'의 지난해 3월 매출은 전년 같은 달보다 12배까지 치솟았다. 입점 브랜드와 품목 수는 각각 20%, 29% 증가했다. 2014년 4분기에 비해 2015년 1분기 매출은 무려 2.4배 성장했다.

G마켓의 '글로벌 숍'은 2013년 10월 중국어 서비스를 추가하면서 2014년 매출이 2013년보다 2배 이상 급증했다. 2015년 10월까지 매출도 전년 동기보다 40%나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국내 역직구 업체들에게는 호재도 등장했다. 한·중 FTA가 정식 발효된 것이다. 주요 수출품목인 화장품 대부분이 한·중 FTA 관세 양허에서 배제돼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전반적인 중국 역직구 시장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부 품목에 대해 통관 절차가 신속해지고 간소화되기 때문이다. 분쟁 해결 절차도 마련된다. 또 항저우와 정저우 등 8개 시범도시에 한해 물품 가격 1000위안(약 18만원) 미만에 대해서 무관세 혜택과 함께 통관절차가 간소화된다.

국내 물류사들도 선재적 대응에 나섰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3월 알리바바 그룹의 물류사 차이니아오(CAINIAO), 중국 택배사인 위엔퉁(YTO)과 ‘한·중 간 국제특송 전세기 취항’을 본격화했다.

현대로지스틱스 역시 차이니아오(CAINIAO)의 한국 파트너인 아이씨비와 손잡고 한국 기업들에게 한국 발 중국 역직구 물류서비스를 3월부터 개시했다. 이베이코리아, GS샵 등의 역직구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는 범한판토스도 현지 운영사들과의 교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관련 판다코리아닷컴 관계자는 “한·중 FTA로 세금이 낮아져 중국 역직구 업체에는 호재”라며 “지난 2011년 한·미 FTA 체결 이후 직구 시장이 수조원대로 성장한 것처럼 중국과의 온라인 직구시장도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에이컴메이트 관계자는 “관세 철폐로 인해 중국 소비자들이 한국 상품을 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어 역직구 시장의 성장이 더욱 가파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종식 판다코리아닷컴 대표는 “국내 제조업체들은 위생허가나 상표권 등록과 같은 절차를 미리 획득 할 필요가 있다”면서 “전자상거래 업체들도 중국 내 통신경영허가증(ICP) 발급이나 중국 세관의 수출입 허가업체 등록 등을 의무적으로 진행하는 등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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