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롯데 자이언츠 페이스북]
롯데는 올 시즌 1,2,3 선발이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킨 리그에서 몇 안 되는 팀 중 하나였다. 조쉬 린드블럼은 210이닝이나 던지며 12승 11패 방어율 3.56, 브룩스 레일리는 11승 9패 179.1이닝, 방어율 3.91을 기록하며 리그 최정상급 원투펀치로 활약했다. 이종운 감독의 변칙적인 선발 운영이 아니었다면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도 있었다. 또 베테랑 송승준은 과거에 비해 구위가 떨어진 모습을 보였지만 125이닝을 책임지며 8승7패 4.75로 나름 선방했다. 롯데 선발의 퀄리티 스타트는 59회로 삼성에 이른 리그 2위에 해당한다.
선발진의 선방에도 불구하고 롯데의 팀 방어율은 5.07로 리그 8위에 그쳤다. 롯데의 약점은 명확했다. 뒷문이 부실했다. 롯데의 세이브 개수는 19개에 불과했는데 이는 두산 베어스에서 올 시즌 뒤늦게 마무리로 변신한 이현승(18개)의 세이브 숫자와 비슷한 수치다. 롯데는 블론 세이브도 두산에 이른 2위(18개)다. 롯데에서 가장 많은 세이브를 거둔 선수는 전문 마무리도 아니었던 심수창(5개)이었다. 이 전까지 마무리를 맡았던 김승회와 김성배가 동시에 극심한 부진에 빠진게 컸다. 기아 타이거즈에서 건너온 홍성민이 8개를 홀드를 수확하며 선방했고 후반기 돌아온 정대현이 방어율 2.95로 안정적인 모습을 되찾았지만 나머지 불펜 투수들이 부진하며 더 올라가지 못했다.
타선에서도 명과 암이 분명했다. 아두치-최준석-강민호-황재균이 이끄는 중심타선과 정훈 손아섭이 이끄는 상위타선 모두 강력했다. 아두치는 타율 0.314, OPS 0.941, 28홈런 106타점을 기록하며 펠릭스 호세 이후 롯데 역사상 최고의 외인 타자라 불렸고, 최준석도 31홈런 109타점으로 4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여기 강민호가 타율 0.311, OPS 0.1060, 35홈런, 86타점으로 포수 포지션 역사에 남을 만한 성적을 거뒀고, 메이저진출을 노렸던 황재균도 26홈런, 97타점으로 선방했다. 여기 정훈과 손아섭도 각각 3할 타율을 넘기며 자신의 몫을 다했다.
문제는 유격수와 1루수 자리였다. 오승택이 유격수로 122경기에 나가 타율 0.275, 8홈런 43타점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지만 잦은 에러로 안정감을 주진 못했다. 문규현은 방망이가 문제였다. 타율이 0.245에 출루율이 3할도 되지 않았다. 주전 1루수 박종윤이 타율 0.255, 출루율 0.277으로 극심한 부진에 빠졌고 손용석, 오윤석 등도 대안이 되지 못했다. 또 아두치와 손아섭이 주전을 지키는 외야의 나머지 한자리도 문제였다. 올 시즌 이종운 감독은 김민하, 이우민을 테스트했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롯데는 이번 FA시장의 최대 승자로 불린다. 지난 6년 동안 넥센 히어로즈의 붙박이 마무리로 뛰며 177세이브를 거둔 손승락을 영입했고, SK 최강 불펜의 셋업맨 윤길현도 데리고 오며 순식간에 정대현-윤길현-손승락이라는 리그 최상급 불펜진을 구성했다.
또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펀치력이 있는 외야수 박헌도를 영입하며 좌익수 자리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김문호-박헌도 경쟁 구도를 만들 수 있게 됐다. 박헌도는 1루수로 뛸 가능성도 있다. 또 올해 경험을 쌓게 한 김대륙과 오승택이 유격수 자리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롯데의 내년 목표는 5강 그 위로 상향 조절해도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