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정부가 지난 27일(현지시간) "학생 위주의 시위대 47명이 26일 파가사섬에 도착했다"고 발표했다고 로이터통신이 같은 날 보도했다. 이들이 도착한 파가사섬은 난사군도(南沙群島·스프래틀리제도·필리핀명 칼라얀 군도) 내에 있는 섬으로 필리핀이 실효지배를 하고 있지만 중국이 남중국해 전반 영유권을 주장함에 따라 영토 갈등을 겪고 있는 지역이다.
파가사섬의 에우제니오 비토 오논 시장은 "시위대의 '자유로운 항해'가 26일 오전 8시 30분쯤 섬에 도착했다"며 "이들은 24일 팔라완 남부 지역을 벗어났고 이후 발라바크섬에서 소형선박을 타고 이동했다"고 로이터에 알렸다.
시위대는 전 해군 선장의 지휘 하에 '애국의 항해'라는 주제로 파가사섬에서 2박 3일간 머물 예정이다.
한편 필리핀 정부와 군 관계자는 보안과 안전상의 이유로 시위대 항해를 막으려 했지만 그들의 애국심을 이해한다는 입장이다.
필리핀 대통령 베니그노 노이노이 아키노의 대변인은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그들이 애국심으로부터 이런 행동을 했다는 것을 이해한다"며 "필리핀 군대가 필요시에 시위대를 도울 수 있게끔 가까이서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상의 이유를 거론하며 "하지만 다른 방법을 찾아볼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필리핀은 남중국해 분쟁 국가 중 가장 적극적으로 중국에 맞서는 국가 중 하나다. 지난해 필리핀은 국제재판소인 네덜란드 상설중재재판소(PCA)에 중국의 영유권 주장이 무효라는 소송을 제기해 PCA 측에서 최근 심사를 개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