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백현철 기자 = “고가를 통해 퇴계로를 진입하는 사람들이 줄어 시장 손님도 감소했다. 물류 차량도 우회로를 이용해야 해 기름값, 시간 등 물류비가 증가돼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남대문시장 상인회 관계자)
지난 13일 서울 중구 퇴계로와 만리재로를 잇는 서울역 고가도로가 폐쇄된지 두 주가 지났다. 27일 시장에서 만난 상인들은 일단 손님이 줄어든 데 대한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시장 곳곳에서 고가도로 폐쇄에 항의하는 플래카드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홍제동에 거주하는 홍모(25)씨는 “관광버스가 시장 진입로에 차를 정차 시키면서 우회로 쪽 길을 막아 더 혼잡하다”며 “시장 접근시 차를 몰고 오는 손님들이 어디로 이동해야 할지 몰라 한참을 헤매다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인들은 고가도로 폐쇄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대체 도로 확충이 부족하다며 원성을 높였다. 남대문시장 상인회 한 관계자는 “안전을 위해 서울역 고가도로를 폐쇄하는 것에 대해서는 공감을 한다”면서 “세밀한 대책도 없이 갑자기 철거를 하면 상인들은 어떻게 하냐”고 말했다.
최근 분위기가 비단 고가도로 폐쇄에 의한 게 아니라 경기 침체에 따른 것이란 상인들의 평가도 나왔다. 철물점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고가 폐쇄 이후 전체적으로 손님이 확 줄거나 매출이 줄지는 않았다”며 “최근 경기가 안좋아 손님들이 시장에 많이 안 찾아 오는게 더 큰 이유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에 고가도로를 이용해 물류를 배송하는 상인들이 불편해 하는 점은 있지만 모든 상인이 불만을 가질 정도는 아니다”고도 했다.
서울시가 추진하는 고가 공원화 사업에 대해 기대하는 반응도 있었다. 안경가게를 운영하는 상인 천모(50)씨는 “고가 공원화를 통해 서울역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남대문 시장까지 넘어 오길 기대한다”며 “서울역-남대문시장-명동으로 연계되는 하나의 큰 시장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서울시 서울역 고가 태스크 포스(TF)팀 관계자는 “남대문 시장 상인들이 불편을 겪는 것을 알고 대체도로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홍보를 하고 있다”며 “시장 상인들과 계속적으로 소통을 하고 불만을 가지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건의 사항을 받아들이고 개선하기 위한 방향을 꾸준히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26일부터 본격적인 서울역 고가 공사에 착수했다. 시는 우선 중림동으로 이어지는 램프, 연결로를 철거하고 바닥판은 준비과정을 거쳐 내년 1월 중순부터 철거할 계획이다.
이후 네덜란드 건축가 위니 마스의 기본 설계안을 바탕으로 2017년 상반기까지 공중 보행공원으로 조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