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은 24일 이사회를 열고 대우증권과 산은자산운용의 패키지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미래에셋컨소시엄(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선정했다. 대우증권 인수에 총력을 쏟았던 KB금융은 입찰 가격이 낮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지 못 했다.
윤 회장은 비은행부문의 강화를 목표로 제시, 계열사인 KB투자증권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 왔다. KB금융은 올 3분기를 기준으로 은행 부문이 순이익의 67%를 차지하고 있다. 카드는 20%, 증권은 3%에 불과하다.
다만 KB내부에서는 대우증권 인수에 과도한 배팅을 하지 말자는 의견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 인수를 통한 비은행부문 강화가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무리한 금액으로의 인수는 자제하자는 것이 윤 회장의 뜻이었다는 후문이다.
실제 KB금융은 지난 21일 대우증권 본입찰에서 2조500억원을 써냈다. 치열한 신경전을 벌여왔던 미래에셋증권이 2조4000억원, 한국투자증권이 2조2000억원대를 제시한 것과 큰 격차다.
하지만 내부에 대우증권 인수를 위해 꾸려졌던 준비 조직이 남아 있고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해 김옥찬 사장을 내정한 것을 바탕으로 KB금융이 또 다른 매물 인수에 도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계열사 중 상대적으로 증권업이 약한 KB금융은 앞으로도 증권분야 강화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또 다른 증권사를 대상으로 인수합병(M&A)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특히 최근 보험업계에서도 ING생명 등 다양한 매물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만큼, 비금융강화를 위해 생명보험사에도 눈을 돌릴 가능성이 있다. 다만 전 LIG손보를 인수해 KB손해보험을 출범한 KB입장에서는 보험사를 또 다시 인수하진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KB금융 관계자는 "이번 대우증권 인수에는 실패했지만 지속적으로 증권업을 육성할 방침"이라며 "다른 M&A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으며, 각 계열사간 시너지를 확대해 다양한 방안의 비은행사업 강화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