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재천 기자 =경륜 훈련원 수석 졸업자 박용범(27·18기)이 데뷔 5년 만에 한국 경륜 최정상자리에 우뚝 섰다.
박용범은 지난 20일 경기도 광명스피돔 제13경주로 열린 2015년 문화체육관광부장관배 그랑프리 경륜 결승전에서 막판 짜릿한 역전극을 펼쳐 보이며,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지난해 대상경주 4회 준우승은 물론 그랑프리에서도 이현구에게 석패해 준우승에 그쳤던 그는 이번 우승으로 ‘2인자의 설움’까지 말끔히 씻어냈다. 또 18일 예선과 19일 준결승에서 각각 1위를 기록해 그랑프리 우승상금 4,200만원 등 그랑프리가 열린 사흘 동안 약 5천만원의 상금을 받게 됐다. 2위는 정종진(20기·28), 3위는 황승호(19기·29)가 차지했다.
그랑프리는 경륜 564명의 등록 선수 중 상위 랭커 98명만 출전할 수 있는 ‘별들의 잔치’이자, 경륜 최고 권위의 대회다. 대회는 정규 토너먼트 방식으로 사흘간 예선전, 준결승전을 거쳐 올라온 7명의 선수들이 그랑프리 우승컵의 주인을 가렸다. 총상금 1억 5천만원이다.
333.3m의 벨로드롬을 5바퀴(1691m) 도는 이날 결승엔 박용범(김해), 황승호(팔당), 이현구(김해), 김민철(광산), 정종진(계양), 이명현(김해), 유태복(고양) 등 7명이 진출했다. 결승은 박용범, 이현구, 이명현 등 3명이 진출한 김해팀과 황승호 정종진 유태복 등 3명의 수도권팀과의 대결구도였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사실상 한솥밥을 먹고 있는 ‘김해팀’의 집안싸움으로 예상됐다.
총성이 울리자 힘차게 페달을 굴린 7명의 선수들은 초반 좋은 자리를 선점하기 위한 탐색전을 펼쳤다. 승부는 마지막 한 바퀴 반을 남겨놓은 타종선(백스트레치)부터 시작됐다. 7명의 선수가 한 무리를 이어 달리다 막판 결승선 30여 미터를 남기고 승부가 갈렸다.
박용범은 결승선을 통과한 뒤 두 손을 번쩍 치켜들고 포효하면서 감격을 만끽했다.
그는 올해 46회나 우승한 ‘떠오르는 대세’였다. 작년 그랑프리에서 아깝게 2위, 대상급 경주 준우승 4회 등 유독 2위가 많았으나 이번 그랑프리 우승컵을 품에 안아 명실상부한 최강자로 떠올랐다. 박용범은 이번 그랑프리 우승으로 상금 약 2억 3천500만원을 돌파하며 상금왕 2연패까지 확정지었다.
경륜 홍보마케팅 관계자는 "확실한 1인자라고 하기에는 다소 불안했던 박용범이 설움을 딛고 우승을 차지하면서 진정한 챔피언으로 거듭났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