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진순현 기자= 세계지질공원 주상절리 경관 사유화 논란이 일고 있는 부영호텔 4개동 건축이 조건부 통과됐다. 이로써 제주도 내 최고 경관을 자랑하는 중문 대포 해변을 부영호텔이 장악하게 됐다.
제주도(지사 원희룡)는 (주)부영호텔에서 신청한 중문관광단지 내 부영호텔 4건 건축에 대해 지난 9월 10일부터 모두 5차례의 건축계획심의를 거쳐 지난 17일 조건부동의로 최종 통과시켰다.
여기에 당초 해안과 149m 떨어졌던 건축물을 275m로 떨어지게 하는 등 해변에서 100m 이상 모든 시설물을 이격 배치했으며, 앞으로 사업주와 도는 공사과정과 건물 준공 후에도 지속적인 경관 관리를 위해 경관법에 의거해 경관협정을 체결토록 했다.
앞서 부영호텔 4건은 최초 신청했을 때 1개동 건물 폭이 약 200m로 4개의 건축물이 들어섰을 경우,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JEJU)에서 아프리카 박물관에 이르는 이어도로변 약 1㎞의 해안경관 조망에 대한 장벽이 형성되고 주상절리 경관의 사유화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이번 심의 통과로 주상절리대 위쪽에 이미 건축된 부영호텔이 주변 일대 경관을 망치는 대표적인 건축물로 평가되는 상황에서 4개의 부영호텔 건물을 합칠 경우 가로폭만도 600m를 넘는 대형 벽이 형성돼 경관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양수현 도 건축위원회 위원장은 “제주 관광산업의 한 축인 중문관광단지의 특성(건폐율 25%, 건축물 높이 35m, 해안에서 100m 이격 조건)과 주상절리대의 중요한 경관을 확보하는 데 많은 심혈을 기울였다”며 “특히 건축 구조, 기능, 미를 크게 훼손하지 않으면서 그보다 더 큰 경관을 살리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건축물 공사 과정이나 준공 후에도 경관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사유 건축주와 행정 간에 경관협정 제도를 체결토록 한 것은 도내 첫 사례“라며 ”건축위가 조건부동의함에 따라 내년 초 건축허가가 신청되면 경관협정을 사업주와 체결, 준공 이후에도 경관관리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