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금리인상 후폭풍] 신흥국 자본유출…휘청이는 수출 리스크

2015-12-17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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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자본 엑소더스…신흥국 수출 리스크 증폭

예고된 美금리인상 리스크 관리…수출기업 '진퇴양난'

9년 반만에 미국 기준금리가 인상된 17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걷힌데 힘입어 전 거래일보다 8.56포인트(0.43%) 오른 1,977.96으로 장을 마감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9원 오른 1,180.1원으로 거래를 마쳤다.[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이규하 기자 = 미국이 9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신흥국 수출 리스크가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금리인상이 중국 경기 둔화 및 원자재 가격 하락 등의 불안 요인과 맞물리면서 내년 수출 길은 그야말로 3대 악재에 휘둘릴 전망이다.

17일 각 수출기관 및 산업계 등에 따르면 미국 기준금리 인상은 금융시장 불안 등 신흥국의 수입 수요도 위축시킬 전망이다. 이는 우리나라의 대신흥국 수출부진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예상 타격 업종은 반도체·디스플레이·석유화학제품·자동차·자동차 부품 등 주력 제조업이 대부분이다.

문제는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신흥국의 자본이탈 장기화다. 이날 코트라(KOTRA)가 긴급 점검한 보고서를 보면 이미 신흥국에서는 환율급등으로 주문을 취소 또는 연기하거나 가격인하를 요구하는 바이어들이 늘어나고 있다.

일부에서는 수출대금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 불안요인을 더욱 가속시킬 조짐이다. 신흥국 중에서는 브라질·러시아·콜롬비아·남아공 등 원자재 수출 비중이 높은 국가들에 대한 수출 데미지가 더욱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올해 1~10월 브라질 수출을 보면 전년보다 35.4% 줄었다. 러시아(-56.0%), 콜롬비아(-27.1%), 남아공(-15.0%)에 대한 수출 부진도 지속화 현상을 맞고 있다.

반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날 무역협회가 공개한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국내경제와 수출영향’ 보고서를 보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외환보유액이 증가한 점을 안전장치로 분석했다.

단기외채의 비중도 감소하는 등 외환 건전성의 안정적 개선도 직접적 영향을 피해갈 요소로 보고 있다.

그러면서도 리스크를 이겨낼 히든카드의 활용을 역설하고 있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활용을 통한 14억 인구의 중국 내수 시장 진출 노력과 신흥시장 개척을 통한 수출 시장의 다변화가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정부도 부진을 면치 못하는 수출 품목을 화장품·식료품·유아용품·의류 등 소비재로 방향을 튼 것도 이러한 맥락이 담겨있다. 특히 정부는 미국 금리인상의 후폭풍에 대비할 외환건전성 관리 등 리스크 관리방안을 내놓고 있다.

예고된 금리 인상인 만큼 대형기업들도 리스크를 최소화할 체질 개선을 서두르는 분위기다. 그러나 빚이 많은 한계기업인 수출중소기업의 부담은 진퇴양난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심도 나온다.

경기지역 수출기업들은 이날 산업통상자원부와의 간담회를 통해 해외인증 취득과 이후 인증유지에 드는 비용 지원, 무역금융 지원, FTA 세율 안내 시스템 개선, 해외 수출입 교육 확대 등 애로사항을 요청했다.

이인호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우리 중소기업의 애로를 해소하고자 수출과 관계되는 부처·기관이 모인 만큼 수출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발굴된 애로는 원스톱 처리를 원칙으로 하되, 즉시 해결이 어려운 사항은 추후 제2차 '부처합동 수출진흥대책회의' 등을 통해 해결해 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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