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황정음·조재현, 연기대상 임자는?…올 최대변수 박혁권은 뭘 탈까[연말결산]

2015-12-17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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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황정음 조재현(사진 왼쪽부터) [사진 = 방송 3사 각사 제공 ]

 
아주경제 최송희·김은하·서동욱 기자 = 올해 연기대상은 누가 탈까.

어김없이 ‘연말’이다. 올 한해 시청자들을 울리고, 웃겼던 드라마와 배우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시간이기도 하다. SBS, KBS, MBC 지상파 3사는 2015년을 빛낸 드라마와 배우를 선정하는 ‘연기대상’을 개최한다. 올 한해 시청자들이 가장 사랑한 작품은 무엇이며 어떤 배우가 대상을 거머쥐게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연말 시상식의 꽃 ‘연기대상’을 수상하게 될 작품과 배우는 누가 될까. KBS, SBS, MBC 지상파 3사에서 유력 후보로 꼽히는 수상자(작) 후보를 모아봤다.
 

김상중 - 김혜자 [사진 = KBS 제공 ]


◆ 웰메이드 드라마의 강세, KBS ‘베테랑’에 빠지다

먼저 올해 KBS 드라마의 키워드는 ‘웰메이드’였다. 고정 시청층을 탄탄히 하고 작품성과 연기력을 인정받는 작품들이 큰 활약을 펼친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탄탄한 연기력을 가진 배우와 가족드라마가 강세를 보였다는 점이다.

‘착하지 않은 여자들’, ‘부탁해요 엄마’, ‘징비록’ 등 멜로가 아닌 장르가 시청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고 베테랑 배우들의 연기력에 찬사를 보내왔다. 이 가운데 ‘연기대상’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것은 ‘착하지 않은 여자들’ 김혜자, 채시라와 ‘부탁해요 엄마’ 고두심, ‘징비록’ 김상중, ‘프로듀사’ 김수현. 화제성과 연기력을 고루 갖춘 배우들인 만큼 더욱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먼저 ‘착하지 않은 여자들’로 3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 배우 김혜자는 재야의 요리 선생, 강순옥 역을 맡아 기존의 ‘국민 엄마’ 이미지를 벗고 베테랑 배우의 진면목을 보였다. 시청자들은 ‘연기경력 50년’의 내공에 감탄하며 그녀에게 ‘갓혜자’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

또한 같은 작품 속 채시라 역시 억척스러운 아줌마 김현숙 역으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세련된 배우의 모습을 벗어나 스스럼없이 망가지는 모습에서 시청자들은 ‘대상 후보’의 짙은 향기를 맡았다. 특히 코믹, 액션, 멜로를 넘나드는 그의 연기 또한 호평을 얻으며 당당히 후보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화제성 부문에서 단연 돋보이는 것은 ‘프로듀사’의 김수현이다. 극 중 어리바리 신입 PD 백승찬 역을 맡은 그는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와는 다른 매력을 선보이며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특히 ‘프로듀사’를 통해 한류스타로서의 입지를 더욱 단단히 한 바 있다. 중국, 일본, 태국, 인도네시아, 카자흐스탄 등 ‘프로듀사’ 판권 판매로 KBS에 혁혁한 공을 세운 바 있다.

‘징비록’ 김상중은 50부작 대하사극을 이끈 수장으로 4~50대 시청자들의 뜨거운 지지를 얻어왔다. 극 중 임진왜란 시기 나라와 백성을 지키고자 했던 서애 류성룡 역을 맡았던 그는 안정적인 연기력과 흔들림 없는 강직한 면모로 장장 6개월간 드라마의 중심을 잡아온 바 있다. ‘제 2의 정도전’이라는 호평을 얻었던 만큼 김상중 역시 수상을 기대해봄직 하다.

고두심 역시 올 한 해 KBS의 사랑을 받은 배우. 월화극 ‘별난 며느리’와 주말극 ‘부탁해요 엄마’에 출연하며 연일 브라운관에 얼굴을 내비쳤다. ‘별난 며느리’의 깐깐한 시어머니와 ‘부탁해요 엄마’의 억척스러운 친정엄마 사이를 오가며 ‘40년 연기 내공’을 십분 발휘했다. 현재 ‘부탁해요 엄마’는 시청률 30%를 넘어섰고, 인기에 힘입어 4회 방송을 연장하기로 한 상황이다.

 

지성 - 전인화[사진 = MBC 제공 ]


◆ 뜻밖의 흥행, MBC드라마 ‘파란’을 일으키다

올해 MBC 드라마는 그야말로 파란의 연속이었다. 방송 전 큰 기대를 받지 못했던 작품과 배우가 큰 호평을 받으며 예상치 못했던 뜨거운 반응까지 일으켰다.

1월 방송된 ‘킬미힐미’는 ‘파란’의 시작과도 같았다. 만화 같은 스토리와 설정으로 초반 많은 우려를 낳았던 이 작품은 중반을 넘어가며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진중하고 감동적인 스토리 라인과 배우들의 열연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7개의 인격을 연기한 지성의 연기력은 압권이었다. 여자아이부터 능글맞은 마도로스까지 달라도 너무 다른 모든 인격에 완전히 몰입하며 코믹과 드라마, 스릴러를 넘나들며 스토리를 끌고 나갔다. 이에 연초부터 업계에서는 “올해는 지성이 대상을 받아도 되겠다”라는 말이 돌 정도로 보는 이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킬미 힐미’에서 지성의 파트너로 열연한 황정음은 1년도 되지 않아 후속작 ‘그녀는 예뻤다’를 통해 연기대상 후보로 거론됐다. 올해 최고의 화제작이라 불러도 어색지 않은 ‘그녀는 예뻤다’를 성공시키며 일약 흥행 배우로 거듭난 것이다. ‘그녀는 예뻤다’ 역시 ‘킬미 힐미’와 비슷한 행보로 시작한 작품이다. 초반 ‘뻔한 로코물’로 취급받으며 고전했던 드라마는 중반부터 독특한 캐릭터와 흥미로운 스토리로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그 중에서 특히 황정음은 정변과 역변을 거듭하는 ‘혜진’역을 맡아 억세면서도 마음씨 깊은 캐릭터를 잘 그려냈다. 1년 새 두 개의 작품에서 좋은 연기를 보인 점은 대상 수상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지성과 황정음의 뒤를 잇는 대상 후보는 주말드라마에서 찾아볼 수 있다. MBC 주말 드라마는 ‘장미빛 연인들’, ‘전설의 마녀’, ‘여자를 울려’, ‘여왕의 꽃’ 등이 연속해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또 최근 방송되고 있는 ‘내딸 금사월’과 ‘엄마’의 인기도 만만치 않다. 주말 드라마는 가족을 다루는 만큼 중년 연기자들이 기운을 냈다.

그중 유력한 대상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내딸 금사월’의 전인화다. ‘막장’이라는 비난을 받을 정도로 요동치는 극의 스토리 라인에서 꿋꿋이 중심을 지키며 드라마를 이끌어 가고 있다. 극의 중심에서 여러 가지 사건에 관계돼 있어 상황에 맞는 감정 연기가 힘들만도 하지만 그때그때 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베테랑다운 연기 실력을 뽐내고 있다.

또 ‘전설의 마녀’를 통해 잃어버린 아들과 재회한 어머니의 마음을 섬세하게 그려낸 고두심과 ‘엄마’에서 중년의 사랑을 연기하고 있는 박영규와 차화연 역시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김현주 - 박혁권 [사진 = SBS 제공 ]


◆ 방송만 하면 화제 몰이, SBS 드라마의 시대

판세가 뒤집어졌다. 한석규 주연의 ‘비밀의 문’, 권상우-최지우의 재결합으로 제2의 ‘천국의 계단’을 꿈꿨던 ‘유혹’, 비의 복귀작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까지…지난해 기대작이 줄줄이 흥행에 실패, 고배를 마셨던 SBS 드라마국은 2015년 절치부심했다.
지상파 장르물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는 ‘펀치’로 힘차게 을미년의 문을 열더니 드라마 장인으로 꼽히는 안판석 감독·정성주 작가의 ‘풍문으로 들었소’, 동사 히트 사극 ‘뿌리 깊은 나무’의 프리퀄 ‘육룡이 나르샤’, 2015년 지상파 월화드라마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미세스 캅’, 2013년 ‘별에서 온 그대’ 이후 처음으로 시청률 20%를 넘긴 지상파 평일 드라마가 된 ‘용팔이’까지 줄줄이 히트시켰다. 수려한 연출력과 세밀한 연기력으로 막장 소재를 명품으로 승화시킨 ‘애인있어요'’는 낮은 시청률에도 호평을 끌어내며 전멸했던 SBS 주말드라마에 훈풍을 불러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연기대상’을 앞둔 SBS 드라마국의 고민은 어느 때보다 깊다. 후보에 오를 수 있는 자격이 전체 회차 중 70% 이상 방영한 드라마에서 50%로 낮아지면서 ‘육룡이 나르샤’와 ‘애인있어요’까지 이름을 올렸다. 영화 ‘베테랑’, ‘사도’로 2015년을 자신의 해로 만들어 버린 유아인, 이름만으로도 묵직한 무게감을 자랑하는 김명민에 ‘대상 후보 등록 탄원서’까지 등장한 김현주가 가세해 고민의 깊이를 더한다.

최근작뿐이랴. ‘펀치’에서 시한부 환자 연기를 위해 식사도 거르면서, 더러운 욕망을 서럽게 연기해낸 김래원과 타락한 권력자라는 흔한 캐릭터에 새로운 연기 패러다임을 제시한 조재현 역시 강력한 후보다.

흥미로운 후보는 바로 박혁권이다. ‘펀치’에서 양복에 넥타이를 맨 채로 권력자의 충성스러운 개를 자처했던 그는 ‘육룡이 나르샤’에서는 눈두덩이에 퍼런 섀도를 올린 채로 날 선 속내를 나른한 교태로 포장해 신드롬급 인기를 누렸다. 히트작 두 편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으니 대상은 아니더라도 최우수상은 노려볼 만하다.

최고 흥행작 ‘용팔이’도 빼놓을 수 없다. 주원은 속물이면서도 인간미를 잃지 않는 복합적 캐릭터를 단숨에 연기해내며 ‘용한’ 흥행보증수표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여배우의 활약도 빛났다. '애인있어요'는 도해강과 쌍둥이 동생 독고용기는 물론, 도해강의 기억상실 전후까지 연기하며 1인 4역을 해내고 있는 김현주의 원맨쇼가 된 지 오래다. ‘미세스 캅’의 김희애는 상징으로 여겨졌던 번쩍거리는 물광화장을 지우고 맨얼굴에 목 늘어난 티셔츠를 입고 흙바닥을 구르는 여형사로 변신해 시청자를 열광하게 했다. 한편 2015 MBC 연기대상은 30일, KBS 연기대상과 SBS 연기대상은 31일 생방송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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