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한국연구재단은 국내 연구진과 미국 연구진이 알츠하이머의병의 원인 단백질이자 그 기능이 베일에 싸여 있던 타우(tau) 단백질이 미세소관 사이의 힘을 조절하는 작동원리를 최초로 규명했다고 16일 밝혔다. 암 및 알츠하이이머, 파킨슨병 등 뇌질환을 극복하는 결정적인 열쇠를 찾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세소관(微細小管·microtubule)은 신경세포인 뉴런에서 세포 물질을 수송하는 튜브 형태의 단백질로 굵기가 25nm에 불과한 ‘세포 속의 고속도로’다. 타우(tau)는 미세소관을 결합시키고 붕괴를 막아 신경세포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단백질이다. 알츠하이머병은 타우가 분리된 미세소관의 구조적 안정성이 저하되면서 신경세포에서의 신호전달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생기는 대표적 뇌신경 질환이다.
최명철 카이스트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와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산타바바라캠퍼스(UCSB) 물리, 재료, 생물학과 공동연구팀은 소의 신경세포에서 정제한 튜불린(용어 설명 참고)으로 성장시킨 미세소관을 폴리에틸렌글리콜(용어 설명 참고)에 담아 폴리에틸렌글리콜의 농도를 조절하면서 다양한 세포 물질로 차 있는 세포의 복잡도(crowding) 환경과 비슷하게 만들었다.
폴리에틸렌글리콜의 농도를 높일수록 미세소관에 가해지는 힘의 크기가 커진다. 이 힘이 임계값을 넘어서면 미세소관 구조가 변형되기 시작한다. 하지만 타우 단백질이 결합할 경우 미세소관의 변형이 감소한다.
연구진은 프로젝션 영역의 길이가 긴 타우 단백질의 경우 미세소관의 변형이 완전히 사라짐을 가속기 X-선 산란장치(용어 설명 참고)를 통해 확인했다. 타우 단백질의 프로젝션 영역이 미세소관 사이에 작용하는 힘을 완충하는 범퍼 역할을 함으로써 안정성을 유지하는 조절 장치의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힌 것이다.
최 교수는 "지금까지 그 기능이 베일에 싸여있던 타우의 ‘프로젝션(projection) 영역’이 사실은 미세소관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조절 장치의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발견했다"면서 "뇌질환 연구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권위 있는 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지난달 5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 타우(Tau)
타우 단백질은 마이크로튜불결합단백질(Microtubule-associated-protein)의 일종으로 주로 신경세포 뉴런에서 액손(axon)에 분포한다. 마이크로튜불의 동역학과 안정성 제어에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다. 알츠하이머와 파킨슨병이 타우의 기능 결함에 기인하다고 보고됐다.
☞ 튜불린(tubulin)
미세소관을 만드는 기초 단위의 단백질이다. 튜불린이 모여 프로토필라멘트(protofilament)를 형성하고 이것이 모여 튜브구조의 미세소관을 만든다.
☞ 폴리에틸렌글리콜(polyethyleneglycol)
물에 잘 녹는 친수성, 생적합성, 생분해성 고분자다.
☞ 가속기 X-선 산란장치(synchrotron X-ray scattering)
전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시켜 강력한 X-선을 발생시키는 장치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