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안티 고객과 소통 시도 ‘천리길도 한걸음부터’(종합)

2015-12-1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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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 케이 호텔에서는 현대차와 고객이 소통하는 프로그램인 ‘마음드림’이 진행됐다. 마음드림 세 번째 순서로 곽진 현대차 부사장(국내영업본부장)이 출연해 고객의 목소리를 듣고, 대답했다.[사진=현대차]


아주경제 윤정훈 기자 = 현대차가 ‘안티팬’이 많은 국내 최대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 회원을 포함한 일반 고객과 만났다. 원활한 소통(疏通)까지는 아니지만, 불통(不通) 이미지를 한 꺼풀 벗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 케이 호텔에서는 현대차와 고객이 소통하는 프로그램인 ‘마음드림’이 진행됐다. 마음드림 세 번째 순서로 곽진 현대차 부사장(국내영업본부장)이 출연해 고객의 목소리를 듣고, 대답했다.
앞서 김충호 현대차 사장과 권문식 현대차 연구개발담당 부회장의 ‘마음드림’과 달리 일부 ‘보배드림’ 회원이 참석한 이번 행사는 시작부터 긴장감이 감돌았다.

곽 부사장은 “오기 전에 질문을 많이 보고 왔는데 좋은 글이 하나도 없다”면서 “기획하면서 이런 욕을 먹을 줄 알았다. 갈등을 피하지 않고, 정정당당하게 진정성을 보이기 위해 이 시간 마련했다”고 말을 시작했다.

행사는 미리 홈페이지에서 받은 질문을 토대로 곽 부사장이 답변하고, 현장에서도 일부 질문을 받았다. 미리 받은 질문은 크게 △2016년 새롭게 선뵐 신차와 신기술 관련 사항 △국내 고객의 입장에서 현대차에 바라는 희망사항 △현대차에 이야기하고 싶은 실제 이용상의 불편 및 개선사항 △차량 시승, 구매 수리 등 고객이 현대차를 만나는 접점 관련 분야 등 4개 유형으로 구성됐다.

이날 곽 부사장은 침착하게 참가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솔직하게 현대차의 입장을 전달했다.

◆내년부터 차량결함 사고 발생 시 공동조사단 통해 조사하겠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한 고객은 “최근 KBS 소비자리포트 방송에서 차량 화재와 관련된 방송이 나왔다. 그런데 현대차는 화재 조사 내용도 대외비라고 공개 안하고, 전반적인 대응이 무책임하고 성의가 없어보였다”고 질문했다.

이에 곽 부사장은 “저도 해당 방송을 시청했다. 보면서 내부적으로 고객을 응대하는 방법이 잘못됐구나 하는 걸 느꼈다”면서 “무엇보다 잘못을 떠나서 사고를 당한 고객의 마음을 헤아리고, 응대했어야 하는데 그런 부분에서 미흡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응을 제대로 못한 것을 내부적으로 대책을 마련했다. 원인규명을 위해서 앞으로 공신력있는 외부기관과 협업을 통해서 공동조사단을 구성해 내년부터 시행하겠다”면서 “공동조사단 구성원도 많은 사람이 공감하는 사람으로 뽑고, 잘못이 밝혀지면 현대차가 그에 대한 보상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화재나 급발진 등 차량 사고가 발생했을 때 제3의 기관을 통해 사건을 투명하게 해결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보배드림 회원 질문에 곽진 부사장 진땀 흘려…“모르겠다”

이날 순조롭게 진행되던 질의응답 시간에 보배드림 회원의 질문이 나오자 행사장의 분위기는 달아올랐다.

이 참석자는 “현대차가 많은 것을 개선하고 있는지 느낄 수 있는 하루였다”면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박병일 자동차 명장과 관계다. 박병일씨에게 찾아가서 실수를 사과하고 그와 협업하면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곽 부사장은 “제가 답변하면 대립 관계가 되기 때문에, 담당 중역들한테 말하겠다”면서 “우리도 그 분 입장을 헤아리지만, 그 분도 현대차 입장을 들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공식석상에서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 모르겠다”고 말을 아꼈다.

이에 질문을 했던 참가자는 “아직까지 소통이 아직 부족한 것 같다. (사과하면) 현대차 안티팬이 우호적으로 변할 수 있다. 쉬운 길을 어렵게 가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H-옴부즈맨 제도 도입

곽진 부사장은 “현대차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는 사람을 ‘안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바른말 해주는 ‘소중한 조언자’라고 생각한다”면서 “이분들이 신차 개발이나, 상품 운영 개선 등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옴부즈맨’ 제도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H-옴부즈맨’ 제도는 △신차 개발 △판매·서비스 부문의 질적 발전을 위한 미스터리 쇼핑 △현재 시판 중인 양산차들에 대한 상품운영 개선 등과 관련된 활동 및 제안 등의 활동으로 구성된다.

현대차는 별도의 고객을 모집해 이들의 의견을 검토해 수정 및 보완이 가능한 것들은 상품, 판매·서비스, 마케팅 등 국내영업 전 부문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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