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부산 정하균 기자= 각종 강력사건과 지능범죄사건의 해결에 혁혁한 공로를 세워온 경찰관이 그 공로를 인정받아 받은 거액의 상금 전액을 어려운 이웃에게 쾌척해 또 한 번 잔잔한 감동을 안겨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이재길 부산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팀장(49·사진).
이 성금은 이 팀장이 제48회 눌원문화상 치안상 부문 수상자로 선정돼 받은 상금이다.
눌원문화상은 동방유량주식회사 창업자인 고(故) 눌원 신덕균 선생이 민간기업 최초로 제정한 상으로 지난 1959년부터 학술·교육·행정·치안 등 4개 부문에 걸쳐 시상하고 있다.
이 팀장은 이 가운데 국민의 생명과 재산보호 및 법질서 확립에 기여한 15년 이상 재직 경찰관에게 주어지는 치안상을 수상했다.
지난 1994년 경찰에 투신한 이 팀장은 경찰 경력 21년 가운데 18년을 각종 사건·사고 현장에서 보낸 베테랑 수사관이다.
지난 1999년 6월 서구 대신동 고급주택에 침입해 가정부 등 9명을 살해하고 3억6000만 원을 갈취해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연쇄살인범 정두영을 검거하는데 커다란 공을 세우는 등 민완형사로 이름을 날렸다.
또 지난해에는 부산지역 장례식장과 상조회사의 커넥션을 수사해 총 3500여 회에 걸쳐 17억6400만 원을 챙긴 업체 업자와 직원 등 400여 명을 검거하는가 하면 그동안 불법 대부, 무면허 의료행위 등 서민들과 밀접한 경제사범을 검거해 시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온 보이지 않은 수호자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동물적이라고 할 정도로 탁월한 현장감각과 냉철한 판단력, 끈질긴 승부근성으로 그동안 이 팀장이 검거한 형사범과 경제사범이 무려 2500명에 이르는데 이 덕분에 평생 한 번 하기도 어려운 특진을 3번이나 기록하는가 하면 지식경제부 장관 표창과 경찰청장 표창을 받기도 했다
이 팀장은 "경찰관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눌원문화상이라는 큰 상을 받게 됐다. 그 영광만으로도 과분한데 상금까지 받는 것은 말이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경찰 생활을 시작한 곳이라 애착이 많은 서구에 어려운 사람들이 많은 점이 늘 안타까웠다. 소외계층의 이웃들에게 작은 힘이라도 됐으면 좋겠다"라고 성금 기탁이유를 밝혔다.
한편 서구는 성금 1000만 원을 서구장애인협회와 다비다모자원, 안나모자원에 각각 전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