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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정규직 4대 개혁안 발표' 기자회견에서 고개를 숙이고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아주경제 남궁진웅 기자 timeid@]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출구가 없다. 화학적 결합은커녕 물리적 화합도 어렵게 됐다. 정치적 상상력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둘 중 한쪽은 부러진다. 그 부러짐이 원상회복은 가능할지, 아니면 정치적 생명력을 상실할지는 예단할 수 없다. '어게인(Again) 2012'를 재연하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전 공동대표 얘기다. 범야권의 미래권력인 이들이 루비콘 강 입구까지 다다랐다. 야권 내홍이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는 셈이다.
◆文, 연일 정면돌파 왜?… 칩거 安, 행적도 안갯속
안 전 대표는 이날 이틀째 칩거 모드를 이어갔다. 동선도 파악되지 않았다. 애초 안 전 대표는 이날 서울로 돌아올 예정이었다. 하지만 일정을 수정, 전날 저녁 부산으로 내려간 뒤 일절 연락을 끊고 정치적 잠행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탈당수순 밟기가 아니냐는 주장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다.
특히 문 대표가 연일 안 전 대표를 비롯해 비주류의 혁신 전당대회(전대) 재고 요구를 '지도부 흔들기'로 규정하며 퇴로를 막으면서 양측의 갈등은 그야말로 폭발 직전이다.
문 대표는 이날 안 전 대표의 탈당에 대해 "공동창업주로, 말이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천정배(무소속 의원) 신당과 정의당이 참여하는 '통합 전대'가 열린다면 대표직을 내려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의 탈당 명분을 일시에 자르면서 '가능성 제로'인 통합 전대를 고리로 비주류의 퇴로를 막은 것이다.
주목할 대목이다. 문 대표는 당내 각 계파가 지도체제를 놓고 백가쟁명식 논쟁을 벌이자, 정면돌파를 선언하면서 자신의 체제로 총선을 치르겠다고 말했다. 백가쟁명식 논쟁을 일원화한 셈이다. 당 내홍 사태를 '문재인 대 반문재인' 구도로 끌고가 친노(친노무현) 등 지지층 결집을 꾀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아울러 문 대표의 꼬리표인 약한 권력의지에 따른 유약한 리더십을 단번에 뒤집으려는 전략도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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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본청. 겨울정국에서 야권 내홍이 극에 달하고 있다. 출구가 없다. 화학적 결합은커녕 물리적 화합도 어렵게 됐다. 정치적 상상력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둘 중 한쪽은 부러진다. 그 부러짐이 원상회복은 가능할지, 아니면 정치적 생명력을 상실할지는 예단할 수 없다. '어게인(Again) 2012'를 재연하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전 공동대표 얘기다. 범야권의 미래권력인 이들이 루비콘 강 입구까지 다다랐다. 야권 내홍이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는 셈이다.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tlsgud80@]
◆비주류 30명 탈당설… 박지원 "安탈당 분당 시작"
비주류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비주류 지도부의 구심점인 주승용 최고위원은 이날 사퇴했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안 전 대표의 탈당은 본격적인 분당의 시작"이라고 날을 세웠다. 문병호 의원도 "1차로 10명 전후, 2~3차까지 하면 (탈당 의원이) 30명 이상은 나올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호남 의원이 중심이 된 '야권 대통합을 위한 구당(救黨) 모임'은 이날 오전부터 회동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문재인 결단 촉구' 외에 별다른 방안은 내놓지 못했다. 일각에선 비주류 내부도 단일 의견을 모으는 데 실패했다는 말도 들린다. 단기간 호남 민심이 주류와 비주류 가운데 어느 쪽 손도 들어줄 가능성이 적다는 얘기다. 호남 민심의 향배가 야권발(發) 정계개편의 중대 분수령인 까닭이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선거 때마다 분열의 잔혹사에 시달린 호남 민심이 그간 될 사람을 밀어주는 이른바 '전략적 선택'을 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안 전 대표 탈당 시 '새정치연합과 비새정치연합' 세력 중 한쪽에 몰표를 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수도권 의원들의 동반 탈당 및 수도권 민심 여부에 따라 '문·안(문재인·안철수)'의 승부가 갈릴 전망이다.
전계완 정치평론가는 이날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호남 민심이 오로지 '어게인 문재인'으로 갈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에 야권은 분당 수순을 밟을 것"이라며 "안 전 대표가 천정배 신당과 손을 잡을 경우 2007년 대선 때 '문국현 당'처럼 지리멸렬하거나, '문재인 당권파'를 누르거나 둘 중 하나로 귀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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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전 공동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문재인 대표의 '혁신 전당대회' 거부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힌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아주경제 남궁진웅 기자 time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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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신당을 추진 중인 천정배 무소속 의원이 지난달 18일 서울 영등포구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린 '개혁적 국민정당 창당추진위원회 출범식'에서 추진위원들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아주경제 남궁진웅 기자 timei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