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현대 사회주의의 모델'인 베네수엘라가 17년만에 처음으로 총선에서 야권이 다수당을 차지했다. 가디언 등 외신은 베네수엘라 국민들이 대거 야당으로 등 돌린 이유는 기초 생필품마저 살 수 없을 정도의 심각한 경제 위기 때문이라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6일(현지시간) 치러진 총선의 투표 집계 결과 전체 167석 중 야권 연합인 민주연합회의(MUD)가 99석을 넘기면서 야권의 승리가 확실시 됐다. 이번 승리는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이 지난 1999년 집권한 뒤 처음있는 일로 지난 16년간 여당인 통합사회주의당(PSUV)이 의회를 장악하다 시피했다.
야당 연합의 지저스 토리알바는 “베네수엘라는 변화를 원했고 오늘 이러한 변화는 시작됐다”며 자축했다. 민주연합회의는 차베스주의(21세기형 사회주의)에 반대하는 군소정당들로 결성됐으며 이념적으로 중도 좌우파가 섞여 있다.
현재 베네수엘라의 인플레이션은 150%로 일각에서는 200% 이상으로 추정이 제기된다.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오를대로 오른 물가로 인해 기저귀나 우유 등 기초 생필품조차 손에 넣지 못하고 있다. 세계통화기금(IMF)은 올해 베네수엘라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마이너스 10%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2013년 차베스로부터 정권을 물려받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경기 회복이 불가능한 만큼 이번 선거 유세 내내 '이념'을 부각하며 반미정서를 조장했다. 투표 집계 결과가 발표된 뒤에도 마두로 대통령은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고 말하면서도 “(이번 총선 결과가) ‘볼리비아 혁명’의 끝을 의미하는 게 아니며 우리는 오늘 싸움에서 졌지만 사회주의를 위한 싸움을 시작해야 한다”며 이념 공세를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