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박성준 기자]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심규홍 부장판사)는 4일 오후 2시30분부터 약 3시간30분 동안 서울중앙지검에서 현장검증을 했다. 사건이 일어난 패스트푸드점 화장실을 그대로 복원한 세트장에서 한 검증은 예정보다 1시간 늦게까지 진행됐다.
비공개로 진행된 검증에서 재판부는 패터슨과 리에게 각자 주장하는 당시 본인과 상대방의 행동을 재연시켰다. 이들은 서로 범인으로 지목하는 만큼 이들의 움직임과 현장의 혈흔 흔적 등이 부합하는지를 보려는 목적이다.
피해자 조중필(당시 22세)씨를 찌르는 장면처럼 '위험한' 장면은 패터슨, 리와 키, 몸무게가 비슷한 대역을 동원해 재연하게끔 했다. 검찰은 실제 흉기도 가져왔지만, 재연에는 모형 칼을 쓰게 했다.
패터슨은 당시 리가 칼을 주머니에 넣은 채 피해자를 따라 화장실에 먼저 들어갔으며, 리가 화장실 대변기 칸 문을 열고 사람이 있는지 확인한 다음 피해자의 목을 찔렀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에 리는 화장실에서 손을 씻다가 세면대 위 거울을 통해 패터슨이 갑자기 조씨를 찌르는 것을 목격했다는 주장한다.
이날 검증은 패터슨과 리, 검사, 변호인, 피해자 가족대표, 혈흔 전문가 등 소수만 참여했다. 재판부는 내년 1월 패터슨의 어머니와 리의 아버지를 증인신문하고 2월 중 선고할 예정이다.
1997년 4월3일 오후 9시50분 당시 17세였던 패터슨과 에드워드 리는 조씨가 살해된 이태원 햄버거집 화장실 사건 현장에 함께 있었다. 살인범으로 단독 기소됐던 리는 1998년 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고 이후 패터슨이 다시 진범으로 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