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표는 이날 본회의에 앞서 열린 새정치연합 의원총회에서 여야 합의에 반대하는 의원들에게 합의사항 처리를 독려했으나, 정작 자신은 이와 다른 선택을 한 것이다.
문 대표는 본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내년도 예산안에 반대표를 던진 이유에 대해 "새누리당이 국회선진화법에 기대면서 예산안 심사가 대단히 부실하게 성의없게 이뤄졌다. 그래서 민생을 살리는데 대단히 미흡한 예산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누리과정 예산이 1원도 반영되지 않은 것은 크게 유감스럽다"면서 "개인적으로 내용면에서 원내대표부의 합의내용에 찬성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이날 본회의에서 예산안과 연계한 5개 쟁점 법안 가운데 여당측 중점 법안인 관광진흥법에 대해서도 반대 표결했다.
이에 대해서는 "우리가 상상하기 어려운 법"이라며 "새누리당이 국회선진화법에 기대어 예산안을 법안처리와 연계시킨 건 대단히 잘못된 것이고 다수당의 횡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국회선진화법 개정 문제와 관련, "법정시한 내에 예산안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정부안대로 통과되게끔 한 것은 그 기회에 여당이 원하는 법안을 강행처리하는데 악용될 소지를 내포하고 있다"며 "그에 대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12월 임시국회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대해선 "정기국회 내에 법안처리가 충분히 되지 않으면 임시국회를 여는 것은 여야 원내대표부가 합의한다면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라는 원론적 언급을 내놨다.
여야 협상의 야당측 책임자인 이종걸 원내대표는 내년도 예산안과 관광진흥법에 대해선 찬성표를 던졌다.
또다른 여당측 법안인 의료 해외진출 및 외국인환자 유치 지원법에 대해서는 문 대표와 이 원내대표 모두 찬성했다.
이 원내대표는 지난 7월 추가경정예산안 협상을 주도한 뒤 본회의에서 반대표를 던진 바 있다.
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예산안에는 찬성했으나 여당측 법안인 관광진흥법과 의료 해외진출 및 외국인환자 유치 지원법에는 기권했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여야가 처리에 합의한 5개 쟁점법안이 대부분 무난하게 처리됐지만 관광진흥법은 재석 267명 중 찬성 158명, 반대 86명, 기권 23명으로 반대가 가장 많았다. 내년도 예산안도 야당 의원 중 49명이 반대하고 29명이 기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