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中 '하이난'...세계적 청정 관광메카 꿈꾸다

2015-12-0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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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하이난 빈랑구(檳榔谷) ‘리(黎)족’의 한 여인이 리족이 만든 직조물인 리면(黎锦)에 수를 놓고 있다. [사진 = 배상희 기자]


아주경제(하이난) 배상희 기자 = 사계절 뜨거운 태양과 하와이를 연상케 하는 야자수들. 끝없이 펼쳐진 푸른 바다와 청정한 무공해 자연 속에 심신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곳. 중국 최남단에 위치한 하이난다오(海南島)의 간략한 소개사다.

하이난은 우리에게 중국의 대표 피서‧휴양지로 익숙하다. 곳곳에 들어선 초호화 호텔과 강가에 자리잡고 있는 요트들은 중국의 개혁‧개방 움직임 속에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하이난 관광산업의 일면을 보여준다.
하지만, 하이난의 더욱 깊숙한 곳을 들여다보면 자연과 사람의 공존이 만들어낸 고유의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 급속한 개발 과정 속에서도 청정자연과 고유문화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곳. 이것이 진정한 하이난의 모습이다.
 

리족이 펼치는 ‘빈랑‧구윈(檳榔·古韻)’ 공연. [사진 = 배상희 기자]

 

리족이 펼치는 ‘빈랑‧구윈(檳榔·古韻)’ 공연. [사진 = 배상희 기자]


◆ 자연과 사람의 공존이 탄생시킨 '관광경제'
중국어로 '카오산츠산(靠山吃山) 카오하이츠하이(靠海吃海)'라는 말이 있다. 산 근처 사람들은 산을 이용해 먹고 살고, 바닷가 사람들은 바다에서 생계를 꾸려나간다는 뜻으로,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온 인간의 모습을 나타낸다.

하이난 빈랑구(檳榔谷)에 위치한 '리(黎)족 문화자치구'는 자연과 인간의 공존이 만들어낸 이같은 문화를 가장 잘 보여준다. 리족은 하이난을 대표하는 소수 민족으로 3000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리족 주민들이 직접 선보이는 '빈랑‧구윈(檳榔·古韻)'이라는 제목의 공연을 통해 자연에 의지해 살아온 리족의 과거 원시 생활모습과 문화를 엿볼 수 있다.

이 지역의 과거 주요 수익원은 훙마오단(紅毛丹)과 같은 농산품 생산이 전부였다. 하지만 1998년 정부가 이곳을 관광구로 지정한 이후, 관광산업은 이들의 주요 경제수익원이 됐다. 수익의 일부는 문화구 보수에, 일부는 주민에게 돌아간다.

무형문화제로 지정·보호되고 있는 리족의 수공예 방직 기술은 특히 유명하다. 중국 원나라 시대 유명 방직 전문가 황다오포(黃道婆) 또한 이곳에서 기술을 익힌 것으로 알려져있다. 현재는 전수자가 사라지면서 고령의 리족 여성들만이 근근이 그 전통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관광산업의 발전은 이들의 주요 경제수익원임과 동시에 전통문화를 계승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싼야(三亞)시의 북쪽에 위치한 완닝(萬寧)시 씽룽(兴隆)진(鎮)의 화교농장에서도 이같은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이 농장에서는 커피를 중심으로 80여종의 농작물을 연구‧재배하고 있다. 이곳의 역사는 신중국 성립 10년 후, 저우언라이(周恩來) 총리가 화교들을 정착시키며 시작된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베트남 화교들이 대거 들어오면서 1978년 5000명에 불과했던 지역 인구는 화교 3세대를 중심으로 현재 4만명까지 늘었다. 자연 환경만에 의지해 살아온 이들의 문화가 현재는 하이난 지역경제에 큰 기여를 하는 효자 수익원이 되고 있다.
 

완닝(萬寧)시 씽룽(兴隆)진(鎮) 화교농장 전경. [사진 = 배상희 기자]


◆ 환경과 개발의 조화...세계적 '청정' 관광메카로 성장
중국 정부는 하이난성을 대표적 국가 관광지로 개발하기 위해 각종 인프라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하이난 곳곳에 즐비하게 들어선 초호화 호텔의 모습에서도 드러난다. 1995년 하이난에 첫 5성급 호텔인 하이커우 환다오(寰岛) 타이더(泰得) 호텔이 들어선 이래 현재 하이난의 성급 호텔은 300개로 늘어났다. 하이난을 둘러보면 곳곳에서 호텔을 짓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또 중국 정부의 대대적 지원 하에 하이난은 인프라 건설도 본격화하고 있다. 동부연안에 이어 서부연안을 아우르는 고속철로 공사도 진행중이다. 빠르면 올해 말, 늦으면 내년 5월경 준공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세계 최초로 섬 전체 해안을 아우르는 고속철도 관광노선이 생겨나게 된다.

하이난은 '환경보호'와 '관광개발' 두 가지 모두를 추구하는 양수겸장(兩手兼將) 전략을 내걸고, 자연이 최대한 훼손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하이난 정부는 환경보호를 일순위에 두고 배기가스와 공업폐기물 등에 대한 엄격한 규제를 가하고 있다. 하이난 경제가 모든 산업 가운데 가장 환경훼손 영향이 적은 소수민족의 공예기술을 바탕으로 발전해왔다는 점 또한 이같은 환경 제일주의 원칙을 보여준다. 

지역별로는 싼야시가 특히 자연보호에 중점을 두고 있다. 배기가스 배출을 막기 위해 인프라 개발을 늦추다 보니 대중교통을 찾아보기도 어렵다. 하이커우(海口)시 또한 환경보호를 위해 오토바이를 규제하고, 모든 이륜차를 전동차로 대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주민에게 있어서도 환경‧자연보호는 제일 중요한 원칙이다. 하이난의 최대 강점은 깨끗한 환경과 자연인 만큼, 환경이 훼손될 경우 주민생활은 물론 관광산업에도 피해가 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관민 모두의 이념 속에 우선시 돼 있는 환경보호 의식은 하이난이 급속한 경제개발 속에서도 청정한 자연을 지켜갈 수 있는 가장 큰 동력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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