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진순현 기자=‘20년 우정’ 제주-중국 하이난성, 유배지로서 유배문화가 살아 숨쉬는 양 지역에서 인문교류 차원의 추사-소동파간 세미나를 연다.
제주도(지사 원희룡)는 하이난 성과 자매결연 20주년을 맞이하는 시점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한·중 인문유대 강화사업의 일환인 ‘한‧중 인문교류 테마 도시’로 제주‧하이난성이 선정됨에 따라 제주-하이난성간 인문교류 발전 학술세미나를 개최한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세미나는 ‘소동파와 추사의 인생과 예술’이란 주제하에 이원복 전 경기박물관장의 ‘문인화의 진면-동파와 추사의 삶과 예술’이라는 기조발제를 시작으로, 1부에서는 하이난성 측의 류량(劉亮) 하이난대학교 과학연구처 부처장과 저우취안건(周泉根) 하이난 사범대학 문학원 교수가 북송 문호 소동파의 인생과 유배생활에 대한 발표를 한다.
2부에는 김현권 문화재청 문화재감정위원과 이동국 예술의 전당 서예박물관 부장이 추사와 소동파의 영향 관계에 대해 발제를 한다.
인문교류는 오랜 역사 기간 동안 한중 양국간의 교류를 통해 형성된 문화적 유사성과 유대감, 공유하는 가치를 전제로 다양한 인문분야에서의 교류를 추진하는 것으로, 한중 관계의 미래지향적인 발전적 토대를 구축할 수 있는 문화외교의 한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제주-하이난성 간 국제 학술 세미나를 개최하게 된 것은 제주와 하이난성의 역사적 유사성에서 출발한다. 양 지역은 과거 본토에서 추방당한 수많은 문인들과 정치가들의 유배지였던 곳에서 이제는 국내외 관광객들이 사계절 찾아오는 관광지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19세기 중반 제주도에 유배된 추사 김정희(金正喜, 1786∼1856)는 소동파(蘇東坡, 1036∼1101)를 좋아하던 옹방강(翁方綱, 1733∼1849)의 영향으로 소동파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제주에 유배된 이후에는 소동파의 하이난성 유배생활과 자신의 상황을 동일시하여 이를 반영한 문학작품을 남겼다.
추사 김정희와 동파 소식은 서로 다른 시대와 서로 다른 지역에 살았지만 당시대를 대표할 만한 문인들로, 소동파의 삶은 추사의 삶에 녹아들어 21세기 제주와 하이난을 연결하는 인문적 가교가 되고 있다.
이런 차원에서 추사와 소동파를 주제로 하는 이번 학술 세미나를 통해 양 지역의 상호이해가 증진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