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정몽준 아산재단이사장(현대중공업 대주주)의 장남 정기선 현대중공업 상무가 전무로 승진하며, 현대중공업의 오너경영체제 복귀가 힘을 얻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3일 사장단 인사에 이어 27일 후속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임원 인사는 이번 인사는 각 사업별 책임경영 강화를 위해 각 사업대표 주도로 이루어졌다는 설명이다.
이번 인사에서는 대규모 적자에 대한 책임을 물어 해양사업 임원의 교체 폭이 컸으며, 연구·개발(R&D) 분야의 중요성을 감안하여 중앙기술연구원장을 부사장급으로 격상시켰다.
또한 실적을 바탕으로 한 인사 원칙을 내세워 올해 사업성과가 좋았던 현대오일뱅크에서 부사장 승진자 6명중 3명을 배출했다. 반면 실적이 저조했던 해양사업부문에서는 전체 임원의 30%가 물갈이 됐다.
특히, 전기전자시스템사업본부 전력기기 해외영업1부 이진철 부장이 상무보로 신규선임 됨으로써 현대중공업 창사 이래 최초의 여성임원으로 탄생했다. 1971년생인 이 상무보는 한국외국어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한 뒤 1994년 현대중공업 경영지원본부에 입사했으며, 2003년부터 전기전자 해외영업부에서 근무하고 있다.
지난 1월 상무보를 거치지 않고 부장에서 상무로 승진한 정기선 상무는 11개월여 만에 다시 전무로 승진, 최고경영자(CEO) 역할을 맡기 위한 경영수업의 속도를 내고 있다. 정 전무는 승진 후에도 현재 담당하고 있는 기획실 총괄 부문장을 맡아 현재 회사의 정상화와 새로운 미래를 만드는데 역점을 둘 전망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정 전무는 사우디 아람코 및 인도와의 협력사업을 책임지고 수행할 뿐 아니라, 조선과 해양 영업을 통합하는 영업본부의 총괄부문장을 겸직해 영업 최일선에서 발로 뛰면서 해외 선주들을 직접 만나는 등 수주활동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또, “업종 특성상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현대중공업 최초의 여성임원이 탄생함으로써 향후 여성인력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지도 이번 인사에 담았다”고 덧붙였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인사와 함께 조직을 정비하여 각 사업대표에게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는 사업대표 책임경영 체제를 확립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인사, 구매, 원가, 기획, 안전 등 기존의 경영지원 기능을 각 사업부로 대폭 이양하여 독립적인 운영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