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맥베스’ 인간의 욕망, 그 참혹함에 대하여

2015-11-27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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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맥베스' 스틸컷]

아주경제 최송희 기자 = 정의와 야망 사이의 갈등. 450년 전, 대중들을 사로잡았던 욕망과 탐욕이 다시 한 번 관객들을 뒤흔든다. 영화 ‘맥베스’(감독 저스틴 커젤·수입 배급 판시네마㈜)를 통해서다.

충심으로 가득한 스코틀랜드 최고의 전사 맥베스. 그는 전쟁에서 승리하고 나라로 돌아오는 길에 세 마녀를 만난다. 세 마녀는 “왕좌에 오를 것”이라는 달콤한 예언을 남기고 맥베스는 걷잡을 수 없는 욕망에 사로잡힌다. 맥베스의 아내는 그의 귓가에 탐욕의 속삭임을 불어넣고 맥베스는 정의와 야망사이에서 고뇌한다. 결국 야망을 선택한 그는 왕좌를 차지하기로 결심하고 잔혹한 거사를 치른다.

클래스는 영원하다.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가장 화려하고 잔인한 작품인 ‘맥베스’는 45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 관객들에게 여전한 여운을 남긴다. 왕을 죽인 왕, 마녀들의 예언, 인간이 가지는 욕망과 탐욕은 섬세하고 저스틴 커젤 감독을 만나 더욱 빛을 발한다.

어쩌면 맥베스라는 인물이 가진 상실, 죄의식, 욕망 등 섬세하고 다채로운 감정은 저스틴 커젤 감독이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일지도 모른다. 영화 ‘블루 텅’, ‘스노우타운’ 등을 통해 인간 심리에 대해 예리한 통찰력을 선보였던 그는 이번 ‘맥베스’를 통해 자신의 장기를 십분 발휘한다. 거기에 얼기설기 엮인 인물들의 관계와 그들이 서로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담담하고 섬세한 시각으로 살핀다.

화려하고 웅장한 대규모 전투신 역시 ‘맥베스’의 자랑거리 중 하나. 왕좌를 차지하기 위한 장엄한 전쟁을 감각적인 화면과 색감으로 표현해냈다. 그 전투신의 스케일은 압도적일 뿐만 아니라 ‘맥베스’를 더욱 웅장하고 묵직하게 만드는 것에 일조한다.

맥베스와 레이디 맥베스 역을 맡은 배우 마이클 패스벤더와 마리옹 꼬띠아르의 연기 또한 주목해야 할 부분. 두 배우는 셰익스피어의 악센트, 발음, 리듬 등에 집중하며 감정의 변화, 억양의 높낮이, 운문 대본의 의미까지 섬세하게 연구하고 그것을 구체화시키는 것에 성공했다. 12월3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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