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11월 중국 곳곳이 기상이변으로 시름하고 있다. 북쪽은 춥고 눈발이 쏟아지는데 남쪽은 고온에 겨울 홍수까지 발생했다.
중국 국무원 직속 통신사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은 11월 들어 중국 각지에서 이상기후가 속출했으며 이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심각한 엘니뇨의 영향이라 판단된다고 26일 보도했다.
중국 수도 베이징(北京)의 경우 11월 들어 흐리고 눈발이 날리는 날씨가 계속됐다. 최근 폭설 후 영하 12도까지 떨어지는 한파도 몰아닥쳤다. 11월 말 평균 최고기온이 0.1도로 예상됐을 정도다. 이는 64년래 가장 낮은 온도다.
이처럼 중국 북부지역은 이례적인 폭설로 예년보다 빠르게 겨울왕국이 됐다. 기상당국은 지난 22일 저녁 6시(현지시각) 북부지역에 폭설, 한파 청색 경보를 내리기도 했다. 실제로 22일 네이멍구(內蒙告) 후허하오터(呼和浩特)시에는 10.5cm의 눈이 쌓였다. 이는 평년 6.5cm의 두 배에 가까운 적설량이다.
북쪽은 얼어붙었지만 남쪽은 뜨겁고 축축했다. 11월인데도 광둥(廣東)성, 광시좡족자치구(廣西壯族自治區) 등은 30도가 넘는 무더운 날씨를 지속했다. 장시(江西), 후난(湖南)성 등지에는 평년 강수량의 1.5배가 넘는 비가 쏟아지고 물난리가 났다. 강수일수도 평년보다 6-10일 더 많았고 일부 지역은 12-14일이나 더 많았다. 남부지역 30여개 강·하천에 홍수 경보도 내려졌다.
중국 기상 당국 관계자는 "올 11월 들어 중국 곳곳에서 이상기후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는 대기 환류(순환) 흐름이 변해서 생긴 현상으로 최근 심각해진 엘리뇨가 이를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엘리뇨는 페루, 칠레 연안의 해수면 온도가 평균 0.5도 이상 상승하고 고온 상태가 6개월 이상 지속되는 것을 말한다. 적도 부근 해수면 온도가 고온을 유지해 생기는 열에너지가 대기 흐름을 바꾸면서 세계 날씨의 규칙이 깨지게 되는 것이다.
중국 기상청 관계자는 "지난해 5월 시작된 엘리뇨가 19개월이나 지속되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중국 등에서 기상이변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982~1983년, 1997년~1998년 다음으로 올해 엘리뇨가 가장 심각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엘리뇨는 지구 온난화와 연결되는 문제다. 이에 중국 기상이변 소식과 함께 오는 30일 파리에서 개막할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1)에 대한 중국 사회의 관심도 커지는 분위기다.
COP21은 30일 개막식을 열고 내달 11일까지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해 교통의정서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기후변화 대응체제 수립을 위한 논의를 진행한다. 총 195개국이 정상이 참석하며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도 파리를 찾아 선진국과 후진국의 '차별화된 책임 원칙' 적용을 요구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