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지난 24일 (이하 현지시간) 발생한 터키의 러시아 전투기 격추 사건에 세계 경제도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건 직후 국제유가가 오르고 안전자산의 가치가 뛰는 등 시장은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24일 국제유가는 지정학적 불안이 커지면서 일시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1.12달러(2.68%) 오른 배럴당 42.87달러로 장을 마쳤다.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브렌트유는 1.27달러(2.83%) 상승한 배럴당 46.60달러 선에서 거래를 마쳤다.
안전 통화인 엔과 유로, 스위스 프랑도 동반 상승했다. 유로화 가치는 이날 달러 대비 0.1% 상승해 유로당 1.0644를 기록했다. 엔화는 0.2% 올라 달러당 122.56에 거래됐다. 스위스 프랑도 달러에 대해 0.1% 상승해 달러당 1.018을 기록했다.
한편 이번 격추 사건이 터키 경제에 타격을 입힐 경우 신흥국 내 연쇄 피해가 우려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터키의 경우 달러 차입을 통한 대형 건설업을 투자를 성장 기반으로 삼았던 만큼 리라화 약세로 외국 자본 투자가 빠지면 브라질과 인도 등 신흥국에도 투자 위축 분위기가 전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격추 직후 신흥시장 내 24개 통화 가운데 터키 리라화 가치가 0.6% 떨어져 달러화 대비 2.8679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터키중앙은행이 금리를 동결하면서 터키 주식과 채권도 떨어졌다.
터키는 2000년대 초반 전례 없는 경제 호황 이후 내리 성장 둔화, 물가 상승, 성장 둔화, 실업률 증가 등 경기 침체를 겪고 있다. 터키의 국내총생산(GDP)은 2015년에 이어 2016년에도 3%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러시아와의 교역 규모가 전체 교역량의 2위 규모로 뛰어 오른 만큼 러시아와의 관계가 틀어질 경우 경제적 부담이 될 수 있다. 러시아 정부는 2013년 기준 터키와의 무역 규모가 327억 달러(약 37조 4252억원)에 달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12월로 점쳐지고 있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유로존 (유로화 사용 19개국) 양적 완화 정책이 터키발 경제 둔화를 막아줄 것으로 보고 있다. 쿤 초우 UBP 거시경제 및 외환부문 전략가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이 당장 불안감을 줄 수는 있지만 12월에 연준과 유럽중앙은행(ECB)이 통화정책의 기조를 바꾼다면 양국간 긴장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