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영국 대중지 더 선(The Sun)이 영국 무슬림 중 5분의 1이 지하디스트에 동정을 표한다는 기사를 실어 빈축을 사고 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더 선이 신뢰할 수 없는 여론조사를 근거로 들며 영국 무슬림 다수가 급진 이슬람인 것 마냥 묘사해 비판의 중심에 서 있다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단독: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 영국 무슬림 중 5분의 1은 지하디스트 동정.’ 이는 더 선이 최신판 표지에 큼지막하게 실은 문구다. 더 선측은 영국의 무슬림과 비무슬림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고 19%에 이르는 무슬림이 영국을 떠나 시리아 내전에 참가한 어린 무슬림을 동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사가 나온 뒤 전문가들은 곧바로 더 선을 비판했다. 특히 이 조사에 따르면 영국 무슬림 대다수는 매우 온건한 것으로 조사됐는데 악의적으로 부정적인 측면만 강조했다는 것이다.
또 지난 3월 수행된 영국 뉴스 채널 스카이뉴스의 여론조사와 비교하면 오히려 급진 이슬람에 동정을 표하는 무슬림의 비율은 줄었는데 더 선이 선정적으로 편집했다고도 비판했다. 지난 3월 조사에 따르면 시리아 내전에 참여한 영국인 무슬림에 동정을 표하는 비율은 28%로 오히려 이번 조사에서 동정 여론은 감소했다. 또 지하디스트를 동정하지 않는 비율는 61%에서 71%로 증가했다고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동정’이라는 단어는 굉장히 모호해 문맥상 의미하는 바가 달라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4월에 더 선은 컬럼니스트 케이티 홉킨스가 이민자를 바퀴벌레로 묘사해 비난을 받기도 했다. 더 선뿐만 아니라 데일리메일은 지난주 유럽 국경을 넘는 무슬림 이민자를 쥐떼로 표현한 만화를 실어 빈축을 샀다.
영국 무슬림 단체들은 즉각 더 선에 불쾌감을 표했다. 영국 무슬림 협회의 수자 사피는 “영국 무슬림 대다수는 테러리즘을 혐오한다”며 “더 선의 기사는 공동체를 분열시키고 공동체 간 공포를 조장하려는 IS의 전략을 그대로 따라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더 선 측은 문제가 될 게 없다는 반응이다. 선의 대변인은 “소수일지라도 영국 무슬림 중에는 역사상 가장 악마 같은 이들(IS)의 죽음에 동정을 표하는 이들이 있다”며 “우리 모두가 이 사실을 받아 들일 때, 영국은 이를(급진 이슬람 문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