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4대 국유은행 대출잔액, 6년래 첫 감소

2015-11-17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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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기둔화에 따른 신용대출, 은행 순익 증가율 둔화에 따른 결과

중국 4대 국유은행의 10월 대출 잔액이 2009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사진=중국신문사]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4대 국유은행의 대출잔액이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당국의 잇따른 기준금리 인하 등 부양책을 내놓고 있지만 경기 하방압력이 가시지 않은 현실이 원인으로 지적됐다.

중국 인민은행은 16일 '중국 4대은행 위안화 신용대출 지표'를 발표하고 10월 중국·공상·농업·건설 등 4대 국유은행의 대출잔액이 3조6900억 위안(약 673조65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달 9월과 비교해 656억 위안이 줄어든 것으로 지난 2009년 금융위기 당시 이후 6년래 첫 감소세를 보여 주목됐다.
블룸버그 통신은 천수진(陳姝瑾) 디비에스 비커스(DBS Vickers) 증권 홍콩지점 애널리스트의 분석을 인용해 "대출잔액 감소는 경제전망이 어두워지면서 4대 은행이 대출 제공에 신중을 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경보(新京報)도 17일 쩡강(曾剛) 중국사회과학원 금융연구소 은행연구실 주임의 발언을 인용해 "4대 국유은행 대출잔액 감소는 당연한 일"이라며 "실물경기가 악화되고 유효수요가 줄어들면서 기업 대출수요도 줄었다"고 설명했다. 또 "은행 역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대출 승인에 신중하다"고 분석했다.

대출잔액 감소는 앞서 공개된 10월 신규 위안화 대출이 전월 대비 급감하면서 예고된 일이기도 하다. 10월 위안화 신규대출은 5136억 위안으로 9월의 1조500억 위안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사회융자총액도 전년 동기대비 3분의 1 수준인 4767억 위안까지 떨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경기 둔화세에 따라 4대은행의 '고속성장'에 마침표가 찍힌 것도 대출잔액 감소의 이유로 꼽았다. 중국 은행의 "눈 감고 돈 벌던" 시대가 완전히 끝났다는 것이다.

지난 3분기 중국 4대 은행의 전분기 대비 순익 증가율은 모두 1%를 밑돌았다. 전년 동기대비 순익 증가율도 건설은행은 0%, 공상은행과 농업은행은 0.5%, 1.0%에 그쳤다. 심지어 중국은행은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5% 감소를 기록하기도 했다.

반면 부실대출 비중은 늘어나는 추세다. 농업은행의 3분기 부실대출 비율은 2분기 대비 0.19% 늘어난 2.02% 를 기록했고 나머지 3개 은행의 평균 부실대출 비율은 1.45%로 집계됐다.

이는 중국 은행계 전체의 분위기를 축약해 보여준 것이기도 하다.

중국 은행업감독관리위원회(은감회)가 12일 저녁(현지시간)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중국 상업은행의 올 들어 9월까지 순익 증가율은 전년 동기의 13%에서 2%로 뚝 떨어졌다.

반면, 부실대출 규모와 비중은 전년 1조2000억 위안, 1.59%에서 올해 3조9900억 위안, 5.4%로 급등했다. 3조9900억 위안은 스웨덴 국내총생산(GDP)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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