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김혜란 기자 =호남 민심이 요동치고 있다. 호남을 지지 기반으로 하는 ‘60년 정통야당’ 새정치민주연합의 지지율은 고작 30%를 겨우 유지하는 참담한 처지에 놓여 있다. 게다가 새누리당과의 지지율 격차는 불과 5% 포인트밖에 나지 않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지고 있다. ‘지지정당 없다’고 밝힌 유보층은 무려 절반에 가까운 40%에 육박하고 있다. 대한민국 지도의 좌우 색깔을 확연하게 구분 짓게 했던 ‘90% 호남 몰표’에 균열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정승 새누리당 광주 서구을 당협위원장은 호남 민심의 변화를 현장에서 몸으로 직접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최근 우리 광주 민심을 들어보면 '변해야 한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아졌다. 고무적인 일이라고 본다”면서 “저는 광주가 발전하려면 광주에 여당도 있고, 야당도 있는 정치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 시민들께 도와달라고 호소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정 위원장은 지난 4·29 재·보궐선거에 이어 내년 20대 총선에 여당 후보로 광주 서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는 이번에도 "한 번 물면 절대 놓지 않는 예산 불도그"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농림부 차관 시절부터 끈질지게 부처 예산을 받아내 붙여진 별명이다. 힘 있는 집권 여당 후보이자 정부 고위 관료 출신이라는 자신만의 강점을 내세워 광주 발전을 위해 예산 확보는 물론 장기발전 플랜을 제시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는 “저를 도구로 삼아 지역 갈등을 완화하고 광주 발전을 이루도록 광주 시민들이 위대한 결단을 해달라”며 “광주 발전은 제 숙제이자 숙명이다. 그 꿈을 위해 다시 새롭게 시작하겠다”고 주먹을 꽉 쥐었다.
-'야당 텃밭'인 광주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뛰어보니 어떤가.
“지난 4·29 재·보궐선거 때 제 고향인 광주에 가서 새누리당 간판으로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다. 많은 사람이 지역갈등을 완화·해소하자는 데 찬성하지만, 직접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은 것 같다. 저는 광주에 여야가 공존하는 정치 체제를 구축하면 우리가 소위 말하는 동서 간 지역갈등이 와르르 무너지지 않겠느냐는 심정으로 뛰어들었다.”
-광주에서 변화가 느껴지는가.
“최근 우리 광주 민심을 들어보면 '변해야 한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아졌다. 고무적인 일이라고 본다. 저는 광주가 발전하려면 광주에 여당도 있고, 야당도 있는 정치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 그것이 곧 지역갈등을 해소하고 광주 발전을 앞당기는 길이라고 시민께 호소하고 있다. 많은 분이 호응하고 응원도 많이 보내주신다. 고맙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하고 있다.”
-지난 4·29 재보선에서 득표율 11.07%를 기록했다. 기대했던 만큼 득표율이 나오지 않았다.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이 1대1 구도가 됐더라면 상당히 박진감 있는 대결이 됐을 텐데 무소속이라는 변수가 생겨 그런 결과가 나온 듯하다. 광주 시민이 한편으론 '변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하면서도, 무소속 후보가 나오니까 아직까진 새누리당보다는 무소속 후보를 선택한 사람들이 많은 결과다. 저나 새누리당이 광주와 광주 시민에 대해 더 진정성 있게,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광주 발전을 위해 해야 할 일을 하면 극복될 수 있다고 본다”
-광주 서을에는 천정배 무소속 의원이 있고, 새정치연합에서 송영길 전 인천시장도 출마를 예고하고 있다. 최대 격전지가 될 듯하다. 두 야당 강자들과 대결해야 한다.
“두 분을 야당의 강자라고 하는 것은 어폐가 있다.(웃음) 두 분 다 정치를 오래 하신 분들이라 인지도가 있긴 하지만 지난 4·29 재보선을 통해 저도 꽤 알려졌다. 제가 광주 시민께 호소드리고 싶은 이야기는 누가 과연 진정성 있게 광주 지역을 발전시킬 사람인지 판단해달라는 것이다. 지역을 여기저기 옮겨 다니면서 정치한 두 분이 과연 진짜 광주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는지, 광주 발전을 위해 온 힘을 다하고자 하는 분인지 생각해주셨으면 한다.
저는 정치 신인이나 다름없지만, 정부 내에서 30년 이상 일했고, 광주에서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졸업했다. 양가 부모님과 형제도 광주에서 살고 있다. 저를 키워준 광주의 발전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해보기 위해 정치의 길로 들어섰다. 제가 가진 강점을 최대한 활용해서 광주를 발전시키겠다.“
-천 의원이나 송 전 시장과 비교해 자신의 강점은 뭔가.
“제가 정부에서 30년 이상 일했기 때문에 정부 내 인적 네트워크가 많다. 우선 각 부처에서 무슨 일을 하고자 하는지, 광주 발전을 위해 어떤 사람과 접촉하면 되는지를 잘 안다. 장·차관 뿐 아니라 실무자까지 두루 잘 알아 정부 내 인적 네트워크가 잘 갖춰져 있고, 또 하나는 여당이란 장점이 있다. 광주에서 당선되면 여당 내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정치인이 될 것이다. 이런 점을 잘 활용해 우리 지역의 발전과 시민의 행복을 위해 일을 더 잘할 자신 있다. 광주 시민이 내년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후보를 지지해 36년 만에 처음으로 여당 후보가 당선된다면 큰 정치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다. 저는 광주 시민의 위대한 결단을 믿는다. 저의 개인적인 강점과 시민의 위대한 결단이 합해진다면 정치를 오래 했느냐와 관계없이 정승이 충분히 승리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30여년 공직생활을 한 행정 전문가이지만 정치 신인이란 점이 약점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내년 20대 총선에 임하는 각오나 선거 전략은 뭔가.
“정치와 행정은 다르다고 생각했는데 결과적으로 보면 같다. 정부나 국회가 하는 일이 전부 국민이 원하는 것을 이루도록 해주는 것이다. 그것을 통해 국민이 더 행복해지도록 하는 것이니까 목적은 똑같고 답이 현장에 있다는 점도 같다. 중앙정부에 있으면 국가 전체를 보고 일을 하지만, 지역구 국회의원은 국가 전체뿐만 아니라 그 지역의 특수한 현상을, 특별한 일을 해결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정치 경력이 많은 사람이라고 못 이길 것도 없다. 정부 내 인적 네트워크와 여당 정치인이란 강점을 잘 활용하고, 제가 이 지역에서 학교를 졸업하는 등 누구보다도 광주 발전을 위한 애정을 더 크게 가지고 있는 사람이란 점을 시민께 알릴 것이다. 동시에 광주 시민이 여당 후보를 뽑아 지역 갈등 구도를 완화하는 새로운 정치사를 쓸 수 있는 위대한 결단을 하도록 호소할 것이다. 35년 간 한 당의 독점 구조가 형성돼 있다보니 (지역) 경쟁력이 없단 것을 시민이 너무 잘 안다. 1당 독점은 경쟁력이 없는 구조다. 여야가 서로 건전한 긴장관계를 가지고 치열하게 경쟁할 구도를 만들어주는 것이 지역과 정치 발전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일이라고 믿는다. 시민도 그것을 다 생각하고 있다. 정승을 통해 그런 일이 틀림없이 이뤄지리라 믿는다.“
-별명이 '불도그'이다. 지난 재보선 때도 '예산 불도그' '힘 있는 여당의 큰 일꾼'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30년 넘게 공무원 생활을 하며 동료와 후배들이 붙여준 별명 중 하나다. 계획을 세운 일은 끝까지 지킨다는 의미다. 예를 들면 식약처장을 2년간 하며 예산을 거의 2배 가까이 올렸고, 관련 법률 12개를 재·개정했으며 조직도 10개를 늘렸다. 식약청에서 식약처로 승격됐을 때 해야 할 일이 많았다. 조직도 정비하고 법률도 정비하고 예산도 따야 하고 새로운 일도 입안해야 했다. 제가 많은 일을 추진하다 보니 그 과정에서 온갖 어려움이 많았다. 직원들이 '정승'이 아닌 '저승사자가 왔다'고 할 정도로 힘들어했다. 그런데 6개월여가 지나고부터 일이 되기 시작하니 직원들이 큰 보람을 느끼더라. 불도그는 먹잇감을 물었으면 절대 놓지 않는다. 이번에도 '예산 불도그'란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제가 약속한 것은 어떻게 해서든 예산을 확보해오겠다.
-정치권에서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이 논의되는 등 근본적으로 지역구도를 타파하기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구도 타파를 위해선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권역별 비례대표제도 한 가지 대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권역별 비례대표제가 아니더라도, 예를 들면 새누리당이 호남권에 비례대표를 많이 주는 방법 등으로 (지역주의 문제를) 일부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새누리당은 호남권에 비례대표를 많이 주고 새정치연합은 영남에 비례대표를 배려해 줄 수 있다. 권역별 비례대표제든 석패율제도는 여야 간 합의가 이뤄져야 하는 문제인데, 꼭 연연할 필요가 없다. 합의하지 않고도 현재 틀 안에서 해소할 방법이 얼마든지 있다. 근본적으로는 행정구역 개편이 먼저 되는 것이 맞다고 본다. 다만 이는 시간이 오래 걸리니 현재 제도 내에서 해법을 찾는 것도 방법이다.”
-국회의원에 당선되면 대한민국에서 정치가 국민으로부터 사랑받기 위해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나.
"지역구 국회의원은 먼저 지역구 현안을 해결해주는 사람이 돼야 한다. 아니면 전부 비례대표를 해야지 왜 지역구 의원이 필요하겠나. 제가 광주·전남지역을 돌아보면 시민 얘기가 '국회의원에 당선되는 순간 지역에 코빼기도 안 비친다'는 거다. 그러고는 선거 때만 와서 표를 달라고 호소한다. 제가 국회의원이 되면 정말로 시민과 모든 것을 의논해가면서 지역 발전을 위한 일에 우선하고, 그다음에 국가 발전을 위한 일도 병행하도록 하는 그런 정치인이 되겠다. 저는 '코빼기도 안 비친다'는 소리 절대 듣지 않도록 하겠다. 그게 진짜 정치인 아닌가 싶다. 국회의원이라면 그 지역 주민과 호흡을 같이하면서 모든 것을 결정해가는 정치인이 진짜 멋진 정치인이라고 본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시민이 위대한 결단을 해달라. 정승이라는 사람을 통해 정말 광주 시민이 새로운 정치사를 쓰는 일이다. 저를 도구로 삼아 지역 갈등도 해소하고 광주 발전을 도모해주신다면 광주 지역 발전과 시민 행복을 위해 힘닿는 데까지 노력하는 것으로 보답하겠다."
◆ 정승, 그는 누구인가
정승 새누리당 광주 서구을 당협위원장은 30여년 공직에서 잔뼈가 굵은, 농식품 분야 전문 관료 출신이다.
농림수산식품부 식품산업본부장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장,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 초대원장, 농림수산식품부 제2차관, 초대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을 지냈다.
1958년 전라남도 완도에서 태어나 광주 동신고와 전남대 경제학과를 나와 아이오와주립대에서 행정학 석사, 강원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79년 제23회 행정고시를 합격한 뒤 1996년부터 농림부 농촌인력과 과장과 농림부 장관비서관 등을 지냈다. 이후로도 농림부 기획관리실 기획예산 담당관, 기획관리실 농업정보통계관, 공보관, 농촌개발국 국장, 식량생산국 국장, 감사관, 농업구조정채국 국장,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원장, 농촌정책국 국장 등을 맡았다.
특히 농식품부에 식품산업 분야가 통합된 2008년 식품산업본부장을 맡아 식품산업 진흥정책의 토대를 세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새만금코리아 정책특보, 세계김치협회 자문위원, 한국식품과학회 식품산업발전위원회 위원, 한국말산업중앙회 회장 등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업무 추진력이 뛰어나고 일처리가 꼼꼼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소통을 우선시하는 업무 스타일로 농식품부 대변인을 2차례나 지냈다.
그는 지난 4·29 재·보궐선거에서 야권 텃밭인 '광주 서구을'에 출마했지만 11.07% 득표율로 낙선했다. 정 위원장은 내년 20대 총선에서도 '광주 서구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는 “광주 발전을 10년 앞당기는 ‘예산 불독 국회의원’이 돼 광주시민을 정승(政丞)처럼 모시겠다”며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