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사무가구 1위 업체인 퍼시스가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자회사 일룸이 빠르게 성장 중이다. 경기 침체 장기화로 기업들이 사무용 가구의 교체를 미루고 있는 반면 가정용 가구는 리모델링과 인테리어 수요의 증가로 뚜렷한 실적개선을 보이는 것이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퍼시스의 매출액이 2012년 2220억원에서 2013년 2170억원, 지난해는 2199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일룸은 지난해 매출액 995억원으로 전년 대비(635억원) 60% 이상 성장한 데 이어 올해 역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이 속도라면 내년쯤에는 모회사인 퍼시스를 역전하는 수준이다.
일룸은 전속모델인 배우 공유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가구업체 중 유명모델을 기용해 TV 광고를 적극적으로 하는 곳은 일룸이 유일하다.
일각에서는 매출액 대비 광고선전비(지난해 81억원)의 비율이 높다고 지적하지만, 회사 측은 치열한 B2C 시장에서 자리잡기 위해서는 공격적인 마케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일룸은 1998년 설립돼 학생용 가구 위주로 판매를 이끌었으며, 2009년에서야 가정용 가구로 영역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때문에 빠른 시간 내에 인지도를 높이고 제품력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인지도 제고 노력이 효과를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1~2인 가구가 선호하는 제품을 잇따라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집이 좁은 신혼가구를 위해 서랍장 안에 USB 충전단자와 미니 협탁 기능을 갖춘 '우노 누보 소파', 커피를 즐기는 젊은 층을 위해 홈카페로 연출 가능한 '레마 시리즈' 등이 특히 인기다.
업계 관계자는 "특판 가구 분야에 주력하던 가구업체들이 성장 한계에 부딪히자 홈퍼니싱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B2B에 주력하던 퍼시스 역시 일룸을 통해 성장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한동안 B2C 시장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