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주년 여론조사] 차기 대통령 적임자 1위 반기문…'반기문 대망론' 다시 수면 위로

2015-11-16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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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아주경제]



아주경제 주진 기자 = ‘반기문 대망론’이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여권 내에서 ‘이원집정부제’ 개헌론과 함께 친박 대선주자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내세워야 한다는 군불때기식 추대론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일~13일 본지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통령으로 누가 적임자인가' 라는 질문에 응답자 21.1%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첫손 꼽았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ㆍ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12.5%로 공동 2위를 기록했고, 박원순 서울시장이 12.4%라는 근소한 차로 3위에 올랐다.

안철수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4.5%, 오세훈 전 서울시장 3.4%, 안희정 충남지사 2.5%, 정몽준 전 의원 2.4%, 김문수 전 경기지사 2.2%,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 1.8%, 김부겸 전 의원 0.7% 순으로 중하위권을 차지했다. 기타는 0.9%, 잘 모르겠다는 답변은 23.1%로, 부동층이 전체 4/1을 차지해 주목된다.

우선 반 총장을 차기 대통령 적임자로 꼽은 응답자 분포를 보면, 지역별로는 강원(31.8%)․충청(25.9%)에서 높게 나타났고, 학력별로는 고졸(24.3%)․전문대졸(33.2%), 정당지지별로는 새누리당(30.8%) 지지자들이 다소 많았다.

‘세계의 대통령’이라고 불리는 유엔사무총장으로서의 국제적 위상과 역할이 ‘반기문 대망론’을 떠받치는 주된 요인이라는 해석이다. 내년 총선과 2017년 대선 때 캐스팅보트 지역인 충청 민심을 잡기 위해 ‘반기문 대망론’을 이용하려는 여야 정치권 다툼의 산물이라는 해석도 있다.

당장 새누리당 친박계에선 비박계 유력 대선주자인 김무성 대표의 대항마로 대중적 인기를 지닌 반기문 추대론에 불을 지피기 시작했다. 이원집정부제, 즉 반기문 대통령과 친박 총리라는 조합으로 박근혜 대통령 임기 후에도 자신들의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한 장기집권플랜을 고심하기 시작한 것이다.

충청 지역으로선 지역을 대변하던 자유선진당이 새누리당으로 흡수통합된 이후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고 있다. 여당이 충청권에 대한 배려가 없다는 불만도 누적돼 지역 여론이 야당 지지로 돌아서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때문에 ‘충청 대통령 반기문’을 내세운 정치세력화 움직임도 가시화되고 있다. 이른바 '친반연대'가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반 총장은 임기를 다 마칠 때까지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겠다며 아예 정치와 거리를 두고 있는 상태다. 결국 반 총장이 차기 대권주자가 되기 위해선 그가 분명한 권력의지를 갖고 자기 세력을 모을 수 있는가, 혹독한 검증 절차를 통과할 수 있는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무총리비서실 국정여론분석관을 지낸 박종열 정치평론가는 최근 저서 <99% 반기문 대통령>에서 "2017년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반 총장이 후보로 선출된다면 반 총장이 그 해 12월 대선 때 충청도에서 몰표를 받아 압승할 것"이라며 '반기문 압승론'을 주장하기도 했다.

 

[그래픽=아주경제]



한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꼽은 응답자는 60대 이상(29%)과 중졸 이하(25.2%) 층이 다소 많았고, 반면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30대(27.9%) 응답자가 많이 꼽았다. 박원순 서울시장 역시 30-40대에서 다소 높게 나타났다.
서울 지역에서는 반기문(17.5%), 문재인(16%), 김무성(13.7%), 박원순(13.1%) 순이었고, 잘 모르겠다고 답한 부동층은 18%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권의 전통적 텃밭인 대구경북은 반기문(23.4%), 김무성(15.4%), 박원순(10.5%), 문재인(8.5%)순이었고, ‘야권의 심장’ 호남에서는 박원순(24.7%), 반기문(22.2%), 문재인(13%), 김부겸(9%)순으로 야권 인사들이 강세를 보였다. 특히 호남에서 박원순 서울 시장이 문재인 대표보다 지지율이 더 높게 나온 것은 제1야당의 대표로서의 낮은 존재감과 호남의 ‘반문재인(또는 반노)’ 정서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 때문에 천정배 의원의 호남신당이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까지 흥행몰이에 성공하고, ‘손학규 대안론'도 탄력을 받게 되면 대선을 앞두고 야권 재편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밖에 우리나라 차세대 정치인으로 선호할 인물로 47.1%가 소통과 통합이 가능한 인물이라고 답했다. 그 다음으로는 도덕적이고 강직한 인물 23.1%, 국가비전을 가진 인물 17.9%, 지역과 계파로부터 벗어난 인물 7.8% 순으로 나타났다. 기타는 0.3%,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3.8%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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