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브랜뉴뮤직 제공]
저마다 자신이 최고라고 뽐내는 힙합씬에서 오직 한명만을 지칭하는 별명이다. 그의 이전과 이후로 자타가 공인한 ‘왕’이라고 불린 래퍼는 없었다.(스윙스가 스스로를 'Punch Line King'이라고 부르긴 했었다) 바로 한국 힙합 역사를 바꿨다고 평가 받는 버벌진트다. 그가 돌아온다.
지난 10일 버벌진트의 소속사 브랜뉴뮤직은 버벌진트가 “오랫동안 자신과 음악적 성향이 맞는 후배들과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 독립적인 레이블을 설립할 계획”이라며 “힙합 매니아들이 오랜 시간 기다려온 버벌진트의 새로운 정규앨범 '고하드'를 브랜뉴뮤직과 합작 형태로 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그 어느 때보다 버벌진트만의 색깔과 개성이 가득 담긴 앨범으로 완성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실 버벌진트는 활동을 중단한 적이 없다. 꾸준히 앨범을 내고 음악활동을 해왔다. 다만 대중들이 기억하는 그의 모습과, 힙합 매니아들이 기억하는 힙합 씬을 주름잡던 ‘킹 오브 더 플로우’라 불리던 버벌진트의 모습이 다를 뿐이다.
2011년에는 검정치마와 함께한 ‘좋아보여’를 타이틀곡으로 앞세운 앨범 ‘Go Easy'를 히트시키며 대중에게 완전히 친숙한 존재가 됐다. 이어 2012년 Mnet '쇼미더머니’에도 출연하며 방송 프로그램에도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후에도 앨범 ‘10년간의 오독’의 타이틀 ‘충분히 예뻐’, 그리고 ‘시작이 좋아’, ‘이게 사랑이 아니면’과 같은 싱글들이 사랑받으며 유명 래퍼가 됐다.
하지만 언더 시절 그는 다른 사람과 같았다. 2000년대 그가 내놓은 데뷔 앨범 ‘Modern Rhymes EP’는 ‘한국말 랩의 시작과 끝’이라는 평을 들었다. 플로우, 리듬, 라임 모든 부분에서 획기적인 구성력으로 힙합신에 충격을 안겨줬다.
그는 ‘다(多)음절 라임’을 보편화 시킨 선구자로 평가 받는다. ‘다(多)음절 라임’ 기존의 문장이나 단어의 끝 음절만을 맞추던 ‘단(單)음절 라임’에서 벗어나 음절을 쪼개 문장에 여러 개를 삽입해 운율감을 극대화 한 방식이다. 현재는 대부분의 래퍼들이 사용하지만 당시에는 획기적인 구상과 같았고, 동시대에 이 방식을 채용한 다른 래퍼들보다 한 차원 높은 수준의 라임과 플로우를 구사했다.

[사진='누명' 앨범 자켓]
이런 버벌진트가 3집 앨범 ‘The Good Die Young’을 통해 기존의 스타일을 완전히 버리고 대중적인 음악만을 추구하니 과거 팬들이 서운해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버벌진트도 이를 의식한 듯 2011년 이후 'Go Easy'와 정반대 성향의 앨범 ‘Go hard'가 나올 것을 계속해서 언급했다.
지난 2014년 3월에는 보도자료를 통해 ‘Go Hard'가 3부작 앨범으로 발매될 것을 예고하기도 했지만 세월호 참사로 인해 연기됐다. 그는 이미 온라인상으로 양동근과 함께한 ‘희귀종’을 비롯해 앨범에 수록될 5곡을 발표하며 녹슬지 않은 실력을 자랑했다. 하지만 이로 인해 팬들의 기대치는 더 높아지고, 그의 앨범을 기다리는 이들의 갈증은 더 심해졌다.
그러던 중 ‘Go Hard'의 발매 소식이 들려온 것이다. 더군다나 “그 어느 때보다 버벌진트만의 색깔과 개성이 가득 담긴 앨범으로 완성될 예정"이라는 발표 내용은 심상치 않다. 다소 상업적 성향을 띄었던 브랜뉴뮤직에서 ’반‘독립했다는 점도 반갑다.
이제 진정한 ‘King Of The Flow’를 맞이할 차례다. 네이버 뮤직 ‘누명’의 앨범 소개에 있는 멘트를 빌려 쓴다. “듣고 느껴라. 거대한 소울(soul)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