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성 카이스트 교수, 투과율·암세포 죽이는 능력 뛰어난 항암제 기술 개발

2015-11-1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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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용 쥐를 이용한 치료용 항체(왼쪽)와 인공항체 리피바디(오른쪽)의 암 조직 표적능 비교 실험. 실험용 쥐에 상피세포인자 수용체(EGFR)가 과발현돼 있는 것으로 알려진 HCC827세포를 키워 기존 치료용 항체로 사용 중인 Cetuximab과 개발된 인공항체인 리피바디를 형광표지해 투여했다. 그 결과 치료용 항체에 비해 리피바디가 암 조직으로의 표적능이 우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카이스트 제공]


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암조직 투과율과 암세포를 죽이는 능력이 뛰어난 새로운 인공항체-약물 복합체(항체에 항암제와 같은 약물이 결합한 상태) 개발에 성공했다고 한국연구재단이 10일 전했다. 이번 연구로 균일도가 높고 안정적인 표적 치료용 단백질-약물 복합체를 개발할 수 있을 전망이다.

최근 암 치료제 관련 연구는 기존 화학 약물의 단점을 극복할 항체 등 단백질 치료제 개발에 집중되고 있다. 항체 치료제는 부작용이 낮고 치료 효능이 높아 임상에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분자량이 커서 세포 내 침투가 어려워 기대만큼 치료 효과가 높지 않다.
항체 치료제의 효과를 높이는 방법으로 화학 약물을 암세포를 표적하는 항체에 결합시킨 항체-약물 복합체가 각광받고 있으나 이 또한 항체 자체의 안정성이 낮다. 항체와 약물의 결합비를 조절할 수 없어 균일한 결과물을 얻기도 힘들며 제조비용이 비싸다.

대안으로 개발된 것이 생·물리학적으로 안정성이 높고 크기가 작아 세포 내 침투가 쉬운 인공 항체 골격인 리피바디(Repebody)다. 리피바디는 반복 단백질 골격의 차세대 인공항체로 기존 항체의 5분의 1 크기다.

김학성 카이스트 교수 연구팀은 암세포에서 과발현되는 상피세포인자수용체에 강하게 결합하고 기존 항체 치료제보다 암 조직 투과율이 3배 이상 높은 리피바디를 새로 개발했다.

연구팀은 개발한 리피바디에 효소화학적방법으로 항암제를 결합시켜 인공항체-약물 복합체를 완성했다. 개발된 복합체는 인공 항체에 균일한 수의 약물을 결합시킬 수 있어 생체 내에서 약물과 안정적으로 결합을 유지했다. 또한 동물 실험에서 암세포 사멸 능력이 기존 항체 치료제 대비 250%나 우수한 것을 확인했다.

김 교수는 연구를 시작한 계기에 대해 “단백질 신약은 기존 의약품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어 전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연구 개발되고 있지만 국내는 대부분 특허가 만료된 바이오시밀러 개발에만 치중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내 순수 기술로 세계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인공항체 기반 혁신적인 표적 치료제를 개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인공항체-약물 복합체는 세포 및 동물 실험에서 부작용이 낮고 암 치료 효능이 높다”면서 “앞으로 혁신적인 표적 치료제로 임상에 적용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연구 결과는 응용화학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앙게반테 케미지에 지난달 5일 온라인판에 핫 페이퍼(Hot Paper)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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