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그룹 정상화에 있어 마지막 퍼즐로 남겨진 금호산업 인수 작업이 순항 중이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지난 6일 금호산업 인수자금 7228억원에 대한 자금조달계획서를 산업은행에 제출했다.
박 회장은 자금조달 문제로 노심초사했다. CJ, 효성, 코오롱 등 백기사들 덕분에 숙원인 그룹재건이 눈앞으로 다가와 한 시름 놓게 됐다.
그동안 박 회장은 금호산업 인수전 내내 마음고생을 해왔다. 호반건설이 유력 인수후보로 떠오르는 등 적대적 M&A 움직임에 이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후 자금동원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시달려왔다.
그때마다 박 회장은 ‘모든 일은 순리대로 될 것이다’, ‘도와주시는 분들이 많다’, ‘운명에 맡기겠다’ 등 금호산업 인수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의 자신감은 CJ, 효성, 코오롱 등 10개 기업들이 금호그룹 재건 구원투수로 나서면서 증명됐다. 박 회장 측은 채권단에 자금조달 계획서 승인을 받아야 하는 입장이라 세부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효성, 코오롱 등 10여개 기업이 참여했고 나머지는 인수금융을 통해 조달하는 계획”이라고만 밝혔다.
CJ그룹은 인수자금 조달을 위해 박 회장이 새로운 지주사로 설립한 금호기업에 유상증자 방식으로 500억원을 투자했다. 효성그룹도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했다.
앞서 박 회장과 장남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은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지분을 팔아 1521억원을 마련할 때도 효성, 코오롱, LG화학·SK에너지·롯데케미칼, 한화손해보험, 현대해상, 동부화재 등이 앞다퉈 주식을 구입했다.
이들 기업은 박 회장과의 업무적 관계를 명분으로 나섰다. SK에너지는 아시아나항공에 항공유를 공급하기에 200억원어치, LG화학은 금호타이어와 전략적 파트너 관계를 내세워 100억원어치, 한화손해보험은 마케팅 및 투자목적으로 수십억원 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업계에서는 업무적 관계는 물론 박 회장이 전국경제인연합회, 한중우호협회 등 활발한 정재계 활동을 펼쳐온 결과라는 평가다.
박 회장이 인수대금 7228억원에서 주식을 팔아 마련한 1521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은 5700여억원이다. 2700억원은 CJ그룹과 효성 등이 금호기업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마련하고, 3000억원은 증권사, 제2금융권 업체들이 참여한 신디케이션론으로 조달했다.
결정권은 KDB산업은행에 달렸다. 산은이 박 회장 측이 마련한 자금조달계획을 심사해 통과하게 되면 박 회장은 금호산업 인수에 성공하게 된다. 금호산업 인수가 마무리되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부분 재건된다. 채권단이 지분 42.1%를 보유한 금호타이어만 따로 인수하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과거 체제를 회복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