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현대중공업이 3일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대규모 해양플랜트 부문 손실로 적자를 이어가며 관련 대표에 대한 문책성 인사가 이뤄진 점이 눈에 띈다.
현대중공업은 3일 조선사업본부 대표에 특수선 전문가인 김정환 사장을 승진 발령하는 등 조직개편에 나섰다. 이날 인사에서 해양사업본부 대표에는 김숙현 부사장이, 건설장비사업본부 대표에는 이상기 부사장이 각각 승진발령 됐다. 또한 현대삼호중공업 대표이사에는 윤문균 전 현대중공업 조선사업 대표가 선임 됐다.
박 전 대표는 설계전문가로 해양부문 대표를 맡으며, 잦은 설계변경과 이에 따른 손실을 줄이는데 많은 기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누적 적자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이에 대한 책임을 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에서 해양부문 대표직은 ‘파리목숨’이라는 오명에서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박 전 대표의 경우 올해 초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해양부문 대표를 맡은 인물로, 임기를 1년도 채우지 못한채 물러났기 때문이다. 특히 해양플랜트 부실이 얼마나 더 나올지 모르는 상황인 만큼 해양부문 대표는 어려움이 예상된다.
현대중공업의 9월 말 기준 해양플랜트 수주잔량은 총 22건으로 고정식 12건, 부유식 8건, 설치식 2건이며 금액으로는 총 209억98000만 달러에 달한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해양 부문의 잔량 물량이 남아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2016년 인도 예정인 해양설비가 많은 만큼 우려가 잔존해 있다”면서 “해양부문 대표직은 마음 편히 앉을 수 없는 가시방석이 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새로 해양사업부문 대표를 맡은 김숙현 부사장은 아랍에미리트(UAE) 움 샤이프(Umm Shaif) 공사 등에서 PM(공사‧품질관리)을 비롯, 해양 안전 담당, 해양사업 부본부장 등을 역임한 플랜트부문 전문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