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지난 3차 공화당 대선 후보 토론회를 주관했던 CNBC 방송사의 편파 진행에 뿔난 공화당이 스페인어 방송 채널과의 토론회를 취소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WP)는 공화당이 스페인어 방송 채널 텔레문도와의 대선 후보 토론회를 취소할 경우, 텔레문도가 민주당 후보 토론회를 주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최근 보도했다.
지난 28일 열린 공화당의 3차 TV 토론회 직후 공화당 대선 후보들은 토론회를 주관한 CNBC가 편파적이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공화당 전국 위원회(RNC)는 CNBC의 모회사인 NBC와의 관계 단절을 선언했다. 이로인해 내년 2월에 잡혀 있던 NBC와 NBC의 계열사 텔레문도가 주관할 예정이었던 공화당 대선 후보 토론회는 취소됐다.
텔레문도는 취소된 공화당 토론회 대신 민주당 토론회를 주관할 계획이다. 텔레문도와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간 논의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텔레문도가 DNC에 민주당 토론회를 주관하고 싶어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고 WP는 전했다.
공화당은 지난 일요일(현지시간) 모든 대선 후보에게 오프닝·클로징 멘트를 할 시간을 최소 30초씩 줄 것, 각 후보에게 질문에 답할 동일한 시간을 줄 것, 모든 후보에게 동일한 질문을 할 것 등을 요구했다.
텔레문도와 DNC 간 거래가 성사되면 민주당은 스페인어 텔레비전 방송에서 두 번의 토론회를 갖게 된다. 민주당은 이미 미국에서 가장 큰 스페인어 공중파 TV 채널인 유니비전과의 토론회가 잡혀 있다.
WP는 민주당이 두 곳의 스페인어 방송 채널과 토론회를 가진다면 향후 히스패닉계 유권자의 표심을 잡는 데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민주당으로써는 자신들이 히스패닉계 유권자를 공화당보다 더 신경 쓴다고 호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2년 공화당 대선 주자였던 미트 롬니가 히스패닉계로부터 고작 27%를 득표하는 데 그쳐 오바마 대통령에게 패했을 만큼 미 대선에서 히스패닉계의 표심은 중요하다.
젭 부시를 제외한 공화당 후보들은 텔레문도 방송사와의 토론회를 취소한 RNC의 결정을 지지한 것으로 보인다.공화당 후보 가운데 젭부시만 “텔레문도는 CNBC의 편파 진행과 상관이 없다"며 "텔레문도와의 토론회 일정을 취소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다른 공화당 후보들은 별다른 언급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