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쌀풍년의 비애…농가는 운다

2015-11-03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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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국 경제부 기자

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올해 풍년이 들었다. 그런데 슬프다. 농민은 쌀값이 떨어져 울상이고, 농림축산식품부는 쌀 재고량이 또 늘어서 걱정이다.

통계청이 추산한 올해 쌀 예상 생산량은 425만8000t에 달한다. 대풍으로 기록됐던 지난해 424만1000t을 뛰어 넘는 수준이다. 올해 쌀값은 20kg 당 3만8500원으로 지난해보다 8% 정도 낮은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9월말 현재 쌀 재고량은 136만t 수준이다. 이는 적정 규모(80만t)에 비해 약 56만t 많은 규모다. 연말이면 공공비축물량 36t과 3만t의 해외원조 물량 등 195만t이 창고에 쌓일 것으로 보인다. 195만t의 재고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7020억원 정도의 혈세가 투입된다. 내년이면 재고 관리비용을 비롯해 고정직불금 약 8000억원, 변동직불금 약 7000억 등 3조원에 가까운 쌀 예산이 필요하다.

쌀 과잉공급의 가장 큰 원인은 쌀 소비량 감소다. 1인당 쌀 소비량은 2010년 72.8㎏에서 지난해 65.1㎏으로 10% 넘게 줄었다. 국내 가공용 쌀 수요도 2010년 54만9000t에서 지난해 53만5000t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게다가 쌀 수출량은 2010년 4000t에서 지난해 2000t으로 반 토막 났다. 

이처럼 쌀 수확량은 느는데 소비와 수출 등은 줄어들고 있어 이른바 '쌀 풍년의 비애'가 생긴 것이다. 

농식품부도 쌀 재고 문제를 단기간 내 해결할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정부는 쌀 대북지원을 전향적으로 검토해 볼만 하다. 일각에서는 '퍼주기식'이라는 반대여론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최근 이산가족 상봉으로 남북이 가까워지고 있다. 이 시점에서 정부가 쌀을 지원하면 남북관계 개선과 쌀 재고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정부의 과감한 결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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