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터키 집권 정당인 정의 개발당(AKP)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지지에 힘입어 총선에서 압승했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보수 정당인 AKP가 과반 의석을 차지했으나 터키 정세의 불안정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지난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KP를 창당한 에르도안 대통령은 투표 사흘 전에도 "세계적으로 안정된 사회에는 연립정권을 볼 수 없다"며 "국민이 단독 정권에 힘을 실어준다면 과거 터키의 안정된 여건을 되찻을 수 있을 것"이라며 거듭 AKP 단독 정부를 역설했다.
지난 5개월 간 터키는 안보 불안에 시달렸다. 쿠르드노동자당(PKK)의 무장항쟁, 이슬람국가(IS)의 자폭테러 등이 발생해 수많은 사상자를 낳았고 시리아 접경 지역의 긴장은 고조됐다. 이에 안정을 원하는 터키 국민은 AKP에 손을 들어줬다. 국제 위기 단체의 애널리스트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안정을 향한 터키 국민의 열망이 투표에 반영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야당은 유혈 사태의 책임이 정부에 있다고 비난했다. NYT는 터키 정치 평론가의 발언을 인용해 "에르도안이 정치적 반대자를 테러리스트나 반역자로 간주하고 분열을 조장한다"며 "터키가 양극단으로 갈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반(反)정부 성향의 언론사를 겨냥한 급습 등이 잇따라 일어나자 국제 사회는 터키의 민주주의의 쇠퇴를 우려하고 있다.
한편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번 총선 승리를 발판으로 헌법 개정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그동안 대통령의 권한을 강화하는 개헌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지난 2007년 개헌으로 대통령의 임기가 5년 연임으로 바뀌는 등 대통령의 권한이 대폭 확대됐으나 총리가 정부를 이끄는 내각제는 바뀌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