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자 47명 중 10명의 할머니가 거주하고 있는 '나눔의 집' 관계자는 "3년 반 만에 이뤄지는 정상회담이라 할머니들의 기대가 컸으나 구체적인 결과가 없어 위안부 문제가 제자리걸음이 아니냐는 의견을 토로했다"고 말했다.
나눔의 집에 거주하고 있는 이옥선(88) 할머니는 "80대인 할머니들이 90이 넘을 때까지 참고 또 참았는데 언제까지 또 기다려야 하는지 한탄스럽다"며 "우린 사죄만 받으면 된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이 할머니는 "우리는 이미 일본 정부에게 요구하는 바를 다 언급했는데 또 무슨 회담을 한다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빨리 해결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김군자(89) 할머니는 "일본이 우리 청춘 다 망가뜨렸다. 우리에겐 시간이 많지 않다. 빨리 해결하라"며 "오늘은 좋은 소식이 있을까 기대했으나 여전히 그대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눔의 집 안신권 소장은 "할머니들이 요구하는 '공식 사죄'와 '법정 배상'에 대한 합의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이번 정상회담을 통한 진전은 크게 없다고 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일본 정부는 피해자들의 호소에 귀를 기울이고 전향적인 자세로 이 문제를 바라봐야 한다"며 "양자협의를 장관급 이상으로 격상시켜 우리의 목소리에 힘이 실리도록 하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시민단체인 '정신대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측은 "정상회담에서 위안부 문제 관련해서 구체적인 언급이나 전망을 발견할 수 없었다"며 "그간 아홉 번의 국장급 협의를 통해서도 발전적인 결과가 없었으며 이번 역시 해결 의지나 달라진 사항이 없어 씁쓸하다"고 비판했다.
이날 아베 총리는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첫 정상회담을 마치고 일본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조기 타결을 목표로 교섭을 가속한다는데 의견을 일치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