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기자 = 3년 반 만에 재개된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등 역내 경제통합 작업에 가속도가 붙게 됐다.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1일 청와대에서 3국 정상회의를 갖고 상호 호혜적이고 높은 수준의 한중일 FTA 타결을 위해 협상 속도를 올리는 데 합의했다.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대해서도 3국이 주도적인 리더십을 갖고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 역내 경제통합 타결 가속도..동북아경제권, 세계 경제 주도
RCEP은 아시아·태평양지역 내 무역과 서비스, 투자 자유화를 목표로 하는 다자 경제체제로 한중일 3국과,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등 16개국이 참여해 협상이 진행 중이다. 지난달 열린 10차 공식협상에서는 상품·서비스·투자 분야에서 실질적인 협상이 시작되는 등 RCEP 협상이 새로운 단계로 진입해 있다.
3국 정상은 국내총생산(GDP) 16조 달러, 인구 15억명으로 세계 최대 시장인 3국을 하나의 내수시장으로 만들고, 역내 교역의 부가가치를 확대하기 위해 전자상거래에 관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전자상거래 관련 규제와 장벽을 철폐해 디지털 단일 시장을 구축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3국은 관련 정보교류 등 협력 강화와 공동연구 등을 추진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실무 추진 TF를 구성할 예정이다.
3국 정상은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협력과 관련, 한국의 창조경제, 중국의 창신경제, 일본의 혁신 정책 간 협력 사항을 논의하기 위한 한중일 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하기로 합의했다.
또 세계 LNG 수입 1, 2, 3위인 3국이 판매자에 유리한 LNG 계약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LNG 수급위기에 공동대응하고 동북아 LNG 허브를 구축하는 등 에너지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3국은 동북아 지역이 전 세계 인구의 5분의 1이 거주하고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30%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의 성공적인 개최와 신기후체제 출범을 위해 긴밀하게 공조하기로 했다.
이밖에 주요 20개국(G20)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ASEAN 등 다자간 외교무대에서도 공조 체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 3국 정상, 한중일 비즈니스 서밋 참석..신성장산업 육성 공조
3국 정상은 정상회의 공동기자회견 이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개최된 ‘제5차 한중일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해 3국간 경제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3국간 비즈니스 서밋은 3국의 경제단체가 2009년 중국 북경에서 열린 제2차 한중일 정상회담 때부터 정상회의와 연계해 개최해왔다.
지난 2012년 이후 3년 반만에 개최된 이번 서밋에는 한국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중국 국제무역촉진위원회, 일본 경단련 등 3국 경제단체와 기업인 약 400명이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축사에서 한중일FTA협상 가속화 및 3국간 교역․투자 확대 필요성을 강조하고, 한국의 창조경제 등 각 국의 신성장산업 육성에서 공조를 강화해나갈 것을 제안했다.
박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동북아 경제공동체 구축을 위한 협력 △창의와 혁신에 기반한 미래 성장산업에서의 협력 △기후병화 등 글로벌 이슈 공동대응 등 3대 방향을 제시했다.
이번 서밋에서는 3국 경제단체를 대표하는 전경련, 국제무역촉진위, 경단련 간 교역․투자 확대를 위한 양해각서(MOU)와 3국의 전자상거래 유통을 촉진하기 위한 관련 협회 간 MOU 등 총 2건의 양해각서가 체결돼 민간의 교역․ 투자 교류도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비즈니스 서밋에 앞서 이날 오전에는 중국과 일본 기업인들과 1:1 비즈니스 상담회와 국내 청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인재채용 상담회도 개최됐다.
비즈니스 상담회장에는 우리 기업 107개사가 참여해 중국 47개, 일본 29개 바이어사와 상담을 진행했다. 상담회에 참여한 우리 기업 107개사는 모두 중소 중견기업으로 IT, 보건의료, 바이오 등 고부가가치 신산업 업종과 일본과 중국의 소비시장 진출을 위한 소비재, 유통 관련업종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날 상담결과 우리 기업들은 총 14건, 2억불(2200억원)의 실질적 경제 성과를 거뒀다.
또 이날 코엑스에서 열린 인재 채용 상담회장에서는 일본 16개사, 중국 4개사가 국내 만 34세 이하의 구직희망 청년들을 대상으로 1:1 면담을 진행했고, 청년 90명이 참여해 모두 189건의 취업 상담을 진행한 결과, 15명이 중국과 일본의 제조업, 서비스업 등에 취업이 내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