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체험형 공간 갖춘 '세계 최고 담수생물 연구 메카' 만들 것"

2015-11-02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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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연희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장 "지구촌 곳곳 생물종 급격한 감소

개관 100일 2개월 만에 6만명 다녀가…단순 연구기관 아닌 체험형 공간

권역별 생물자원 연구로 차별화…'다시 찾는 전시관' 지역과 상생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20세기 들어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 각종 대규모 개발 사업 등으로 지구촌 곳곳에서 생물종의 급격한 감소와 생태계 파괴를 야기함에 따라 생물다양성 보전 필요성에 대해 범 지구적 공감대가 형성됐다.”

지난 7월 28일 경북 상주시에 문을 연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이하 자원관)이 2일로 정식 개관 100일을 맞았다. 일반인에게 다소 생소한 생물자원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시키고자 설립된 자원관은 한반도 뿐만 아니라 지구에 서식하는 모든 동식물의 표본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안영희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초대 관장은 국민에게 생물 자원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중책을 맡았다. 그는 관람객과 호흡하는 자원관을 만들어 세계 최고 담수 연구기관으로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를 내놨다.

안 관장은 “지난 7월 28일 두근거리는 심장으로 긴장 반, 설레임 반으로 개관 기념행사를 무탈하게 마무리했던 기억이 주마등처럼 떠오른다”며 “자원관이 한반도의 담수 전문기관으로 거듭나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담수 생물자원 연구 메카로 키우겠다”

담수생물은 주로 하천, 호소 등에 서식하는 동물, 식물, 미생물 등을 집합적으로 지칭한다. 일반적인 생물자원이란 생물을 활용해 식용, 약용, 기타 여러 가지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유전자원, 생물체, 혹은 생물의 부산물 등을 의미한다.

안 관장은 자원관이 연구와 관람을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 궁극적인 목표는 담수 생물자원 연구분야에서 낙동강생물자원관이 중심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래야 자원관을 찾는 관람객들에게도 양질의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게 안 관장의 운영 철학이다.

이를 위해 자원관 설립 초기부터 안정적인 조직 운영 기반 등을 구축하기 위해 임·직원 모두 힘을 합쳐 조직관리, 인사관리, 회계관리, 보안관리 등 조직 운영에 필수적인 각종 규정을 제정했다.

또 담수생물자원 연구에 필요한 시설 구축 및 장비 구입, 본격적인 연구 활동을 위한 세미나 및 토론회 개최, 국제심포지엄 개최 준비 등 개관 100일 동안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일각에서는 인천광역시에 소재한 국립생물자원관과 비슷한 기능을 하는 것 아니냐며 중복 투자를 지적하는데 안 관장은 기능과 역할이 전혀 다르다며 낙동강생물자원관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다.

그는 “국립생물자원관은 국가생물종 총괄관리, 비담수 생물자원 연구 등을 중점적으로 수행하는 기관인 반면 낙동강생물자원관은 한반도 담수생물자원을 체계적으로 조사하고 발굴해 보존하는 역할을 담당한다”며 “권역별 생물자원 연구 등에 대해 연구 협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한반도 및 낙동강 권역 생물다양성을 보여주는 전시관을 설치해 다양한 생물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국민에게 생물자원에 대한 중요성을 알리고 생물자원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차별화된 시스템이다.

◆ 개관 2개월 동안 6만명 다녀간 ‘지역 명소’

안 관장은 개관 초 자원관을 단순히 연구기관에서 벗어나 참여와 체험형 공간을 충실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대부분 국가연구시설이 연구에 비중을 많이 두면서 국민 공감대가 떨어진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 때문에 담수 연구와 함께 체험관 조성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자원관의 역할을 누구보다 국민과 함께 나누겠다는 초대 관장의 바람이었다.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지구와 한반도, 낙동강 생물다양성을 보여주는 2개 전시관을 운영하고 있다. 다양한 생물들을 관찰할 수 있도록 생물표본 2000여종 4800여점을 전시 중이다. 외부에 마련된 전시 온실에는 한반도 남부 상록수림을 구성하는 식물 총 136종 1800여점이 식재돼 있다. 온실 역시 관람객에게 개방된다.

지난 9월부터는 겨울방학 전까지 밀당의 고수 생물친구들, 매미의 비밀을 찾아서, 우리집을 소개합니다, 고마운 생물친구들 등 맞춤형 교육프로그램 11개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자원관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은 생명다양성을 주제로 한 4D 영상관이다. 이곳에서 상영하는 영상은 우리나라에서 서식하는 재두루미, 남생이, 각시붕어 등 멸종위기종을 캐릭터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흥미를 끌고 있다.

안 관장은 “전시교육 및 야외공간은 모든 방문객에게 한반도 생물 다양성의 경이로움과 오감을 통한 자연과의 교감을 느끼는 공간이 되도록 하고 있다”며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생물자원 소중함을 알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안 관장과 직원들의 노력으로 자원관은 개관 2개원 만에 6만명의 관람객을 유치하며 명실상부한 상주시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이미 지난달 말 현재 10만명을 돌파했고 이 상태라면 올해 말까지 12만명 이상이 자원관을 찾을 것으로 안 관장은 예상하고 있다.

◆지역과 상생하는 국가연구기관 “다시 찾는 전시관”

안 관장은 자원관이 상주시와 경북지역의 새로운 명소로 자리매김 하기위한 중장기 계획을 세우고 있다. 생물자원의 가치를 체험 할 수 있는 전시관으로 거듭나겠다는 구상인 셈이다.

그는 “생물자원에 대한 다양한 체험과 학습의 장의 역할을 위해 중장기 전시 발전방안을 내년 상반기까지 수립할 계획”이라며 “현재 전시 콘텐츠을 개선하고 기획특별전 개최, 담수생물자원에 대한 특화된 전시관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이어 “야외공간에 식재된 자생식물과 전시온실을 보완해 전시관 내 뿐만 아니라 야외에서도 다양한 식물과 서식지를 체험할 수 있도록 조성할 것”이라며 “현재 저학년 및 가족단위 대상 생물자원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자유학기제 시행과 관련한 진로체험 및 동아리 운영 지원 등 프로그램 전문성과 질을 높여 고학년 및 일반인대상 프로그램을 운영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생물 관련 전공자를 위한 전문 프로그램도 운영해 생물자원 관련 전문 교육기관으로서 역할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각오도 다졌다.

자원관을 찾은 관람객에게 지속적인 의견을 수렴하는 것도 안 관장의 일상이다. 관람객 의견을 들어 카페, 휴게공간 등 편의시설을 늘려 관람하는데 불편함을 최소화하고 사이버전시관 및 모바일 안내시스템을 구축·운영으로 일회성이 아닌 ‘다시 오고 싶은 전시관’이 되도록 ‘국민 참여형 연구기관’으로 만드는 게 그의 꿈이다.

◆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담수생물’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태생은 세계 주요 국가들이 생물자원의 보존이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비롯됐다. 세계 각 국에서는 지난 1992년 6월 5일 브라질 리우에서 생물다양성 협약을 채택했고 그 해 12월 29일에 발효했다.

이의 후속조치로 2010년 10월 29일 나고야 의정서 채택(발효, 2014년 10월 12일)으로 국가간 생물주권 확보경쟁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우리 정부도 권역별 생물자원관 설립 필요성과 생물자원 가치가 부각됨으로써 이에 대한 활용기반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미래의 생물주권 확보경쟁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곳인 셈이다.

안 관장은 “우리나라에서는 이와 같은 국제적 정세에 효율적으로 대응함은 물론 국내 자생 생물종의 다양성을 보전·발굴해 국가 생물주권을 실현하기 위한 기관 설립 명분이 강해졌다”며 “이들 생물자원에 대한 지속적 이용에 기여하고자 담수분야 생물자원 전문 연구기관으로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이 설립하게 된 것”이라고 설립 배경을 설명했다.

안 관장은 담수생물자원이 우리나라에서 상당한 의미와 중요성을 지니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담수생물자원 중요성을 크게 생태계 구성원과 자원으로 구분하고 있다.

그는 “담수생태계 구성요소로서 중요한 이유는 플랑크톤과 같은 생산자는 물고기 먹이가 돼 생태계를 유지하는 근간이 되도록 하고 분해자로서 생태계 청소부와 같은 역할을 하는 미생물도 많다”며 “따라서 인간이 사는 생태계를 유지하고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담수 생태계”라고 말했다.

또 담수 생물의 경우 유용한 생물자원으로서 활용 가치가 높은 종들이 많다. 예를 들어 규조류와 같은 담수조류는 우리 주변 담수 환경의 오염 상태와 앞으로 변화를 예측하는 매우 중요한 생물자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스피룰리나’라고 하는 담수 남조류의 경우 베타카로틴이라고 하는 고부가가치 영양첨가 및 식품첨가물을 생산하고 식품소재로써 주목 받고 있다.

안 관장은 “우리들은 이들 생물들을 발굴 보존하고 활용연구를 계속한다면 이들로부터 고부가가치 생활용품, 즉 친환경 기능성 향장품 및 환경개선 소재원료를 무한하게 얻을 수 있게 될 것”이라며 “담수생물자원은 우리 생태계 구성원으로써 그리고 우리 삶의 소중한 자원으로써 항상 보존하고 관리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 “화합·열정·공유·협력 4가지 키워드로 이끌겠다”

“화합·열정·공유·협력 등 4가지 키워드를 토대로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조직운영 기반 조기 구축, 지역사회 발전 도모 등을 위해 열과 성의를 다 하겠다.”

안 관장이 이른 시간안에 자원관 조직을 안정시킨데는 그의 전문성과 함께 장기적인 자원관 발전 방향을 끊임 없이 고민하고 실천하기 때문이다.

그가 자원관 설립 당시 내세운 ‘대한민국 담수생물자원 연구 중추기관으로 위상 확립’이라는 비전은 담수생물자원 활용가치를 높여 국가 생물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의미다. 자원관의 첫 보폭을 과감하고 방대하게 가져가면서 가치를 극대화하는 방안을 고민한 것이다.

이같은 계획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조직의 융합이 관건이었다. 특히 개관 100일까지 어수선한 분위기를 초기에 안정화 시키는 작업이 상당히 어려운 부분이다. 자원관 특성상 지역에 위치해 있다는 점도 인력 수급 측면에서 쉽지 않은 선택사항이다.

그러나 안 관장은 직원들과 소통으로 어렵지 않게 첫 단추를 잘 뀄다. 직원간 단결과 화합으로 만든 효율적인 협업시스템은 업무 시너지 효과를 냈다.

안 관장은 “열정은 능동적이고 열정적인 조직운영시스템 구축해 생물산업 발전 및 경쟁력 강화에 공헌하고자 함이다”라며 “낙동강생물자원관의 모든 임직원은 자원관이 대한민국 담수생물자원 연구에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영희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장 프로필 = 1958년 출생, 경상북도 상주, 성균관대 조경식물학 농학석사, 일본 북해도대 식물생리생태학 농학박사, 안동대학교 식물학 이학박사, 한국환경생태학회 회장, 중앙대 생명자원공학부 교수, 환경부 자체평가위원(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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