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기업은행 역할 재정비…'적폐' 논란 해소할까

2015-11-0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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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 재취업 차단…비금융 자회사 구조조정 속도

[자료=금융위원회]


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 금융당국이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을 수술대에 올려 놓으면서 부실기업 지원, 낙하산 인사 등 오랜 '적폐'가 해소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금융위원회는 1일 산은이 보유 중인 비금융회사의 매각을 추진하기 위해 △신속매각 △시장가치 매각의 2대 원칙을 수립했다. 출자전환 기업 정상화, 투자기업 성장 등 정책목적을 달성한 기업은 오는 2018년까지 집중 매각키로 했다.
현재 산은이 구조조정 중인 11개 기업에 대해서도 구조조정 종료시점을 고려해 2018년까지 단계적으로 매각을 추진하고, 지난 1997~2010년 산은이 투자하기 시작한 투자기업 86개도 3년 내 매각키로 했다. 기은이 보유한 1개 자회사와 수출입은행이 보유한 2개 자회사도 3년 내 매각 대상에 포함된다.

금융위는 이를 위해 연도별 실적을 경영평가에 반영해 주기적으로 점검키로 했다. 산업은행 내에는 산은 회장, 집행임원 및 사외이사,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자회사관리위원회를 신설·구성해 투자회사에 관한 사항을 위임받아 처리해 독립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하도록 했다. 장기적으로는 산은법 개정을 통해 법적 기구화 방안도 병행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자회사관리위원회는 비금융회사의 '취득-관리-매각'의 전 과정을 관리하게 된다"며 "회사의 도덕적 해이 방지를 위해 전·현직 임직원 중 보유 비금융회사 관련 인력에 대한 현황과 적정성을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은의 자회사 낙하산 인사 문제도 쇄신 대상에 포함됐다. 금융당국은 원칙적으로 퇴직 임직원의 재취업을 제한하고, 필요한 경우 전문성을 고려해 자회사관리위원회가 취업심사를 실시토록 한다는 계획이다.

또 정책금융기관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기은과 산은의 기존 기업 지원 업무를 확대하기로 했다. 다만 기존 지원 방식에서 벗어나 기은은 창업·성장기업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산은은 성장형 중소기업 육성 기능을 확대하기로 했다.

연간 9조1000억원 규모였던 기업은행의 기업 지원은 오는 2018년까지 15조원으로 확대, 비중을 19.8%에서 30.0%까지 늘린다. 연간 21조6000억원을 지원하던 산은은 중견기업에 대한 지원을 늘려 2018년에는 30조원까지 확대한다. 지원 비중은 기존 35.0%에서 50.0%까지 늘어난다.

미래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IB기능도 개편한다. 기은의 자회사인 IBK투자증권을 내년 1분기 중 '중기특화 증권사'로 육성, 성장기업의 상장을 적극 지원키로 했다. 산은은 직접투자보다 간접투자를 강화, 전체 간접투자 규모를 기존 1조4000억원에서 1조6000억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선제적 구조조정을 위해 산업 및 사업개편을 위한 인수합병(M&A) 기능과 미래성장동력에 투자하는 사모펀드(PEF) 업무를 강화한다. 수은이나 무역보험공사와 차별화해 상업적 기반의 해외진출도 적극 추진토록 했다.

손병두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이번 방안에 따라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전담은행으로서 기업의 창업 정신을 고취시키고, 산은은 중견기업 육성을 중점 지원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견인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특히 산은 자회사의 조속한 매각을 통해 새로운 기업으로 재투자하는 정책금융 재원의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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