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포스트]알맹이 없는 카카오 간담회와 뜬구름 잡은 임지훈 대표

2015-10-30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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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정광연 기자 =지난 27일, 카카오는 제주 본사에서 임지훈 대표 취임 후 첫 번째 기자간담회를 진행했습니다. 120여개에 달하는 매체가 운집할만큼 35세 젊은피 CEO에 안팎의 관심이 모아졌습니다. 이 자리에서 임 대표는 카카오의 각종 현안과 미래 비전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업계의 반응은 되려 냉담합니다. 알맹이 없는 간담회에서 임 대표가 뜬구름만 잡았다는 지적입니다.

우선 사업적인 측면에서 임 대표는 “모바일을 기반으로 사람과 서비스를 연결해 가치를 제공하는 온디맨드에 집중하겠다”고 밝히며 “사람 중심의 경영과 스타트업 및 비즈니스 생태계 활성화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이를 어떻게 추진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미흡합니다.

현재 카카오는 광고, 검색, 신사업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네이버에 밀리며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한때 국내 게임 시장을 석권했던 카카오 게임하기의 위력도 주요 게임사들의 탈 카카오 현상이 심화되면서 한풀 꺽인 상황입니다.

특히 다음과의 합병 이후 제법 많은 수의 서비스, 특히 다음에서 시도했던 사업들을 정리하면서 사실상 체질 개선에 들어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애매모호한 청사진만을 제시했으니, 간담회에 대한 평가가 좋을리 만무합니다.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주요 현안들에 대한 해명도 미흡했다는 평입니다.

김범수 의장 도박 의혹의 경우, 자신이 언급한 사안이 아니라는 점은 임 대표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검찰 감청 협조에 대한 질문에도 명확한 입장 표명을 피한 건 심각한 문제입니다. 이미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한 반(反) 카카오 움직임이 포착될 정도로 기업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준 사안에 대한 언급을 피한 건, 지나치게 소극적 태도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소통’과 ‘상생’을 강조하는 카카오가, O2O 관련 신사업 추진 과정에서 소상공인들과 지속적인 충돌을 야기하고 있다는 점도 아쉬움이 큰 대목입니다. 임 대표는 이에 대해 “퀵이나 대리운전 등은 아직 사업추진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역시 대응방안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택시에서 시작된 카카오의 O2O 신사업이 물류 전반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쉬움이 가시지 않습니다.

카카오는 국내 IT산업의 주축 역할을 하고 있는 대기업입니다. 임 대표는 그 대기업의 ‘혁신’을 이끌 적임자로 선택받은 젊은 CEO입니다. 어깨에 짊어진 책임이 막중하기에 그가 느낄 부담을 모르는바는 아니지만, 좀 더 명확하고 확실한 경영전략과 각종 논란을 정면으로 돌파하는 과감한 추진력이 필요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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