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시선] 영화 담당 기자가 본 '특종: 량첸살인기'‧'더 폰'

2015-10-27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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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최송희 김은하 기자 = 지난주 목요일인 22일, 한국산 스릴러 영화 2편이 개봉했다. 2013년 ‘숨바꼭질’로 560만4105명, 지난 5월 ‘악의 연대기’로 219만 2525명 등 스릴러 영화를 찍었다 하면 모두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배우 손현주가 ‘또’ 스릴러로 돌아온 영화 ‘더 폰’, 어떤 역할을 맡기든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는 배우 조정석을 내세운 영화 ‘특종: 량첸살인기’(이하 ‘특종’)가 그것이다. 두 영화를 모두 본 영화 담당 기자 최송희(이하 최)·김은하(이하 김)이 모여 앉았다.
 

[사진=영화 '더 폰' 스틸컷]

최 : 두 작품 모두 스릴러를 표방하지만 참 달라. ‘더 폰’은 타임슬립을, ‘특종’은 블랙코미디를 섞었지. 선방은 ‘더 폰’이 먼저 날렸어. 첫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거든.

김 : ‘더 폰’이 1위 자리를 얼마나 유지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 이미 미국 영화 ‘프리퀀시’(2000)와 판박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니까. ‘1년 전 살해당한 아내에게 전화가 왔다’는 ‘더 폰’, ‘30년 전 사망한 아버지와 통신이 닿는다’는 ‘프리퀀시’…설정만 봐도 알 수 있지. 게다가 ‘프리퀀시’는 30년을 오고가며 보는 재미까지 더하는데, ‘더 폰’은 이야기가 얼기설기 엮여 구멍도 많고 말이야.
최 : 맞아. 그 구멍을 메우는 건 모두 배우들의 몫으로 돌아갔지. ‘스릴러 킹’이 된 손현주나, 맨발로 뛰고 구르면서 현실적인 액션을 펼쳐낸 엄지원도 인상 깊었지만, 배성우의 연기가 진짜 쫄깃했어. 왜 ‘대세 배우’가 됐는지 알겠다니까. 형사 노릇을 하며 엄지원에게 “범인 얼굴 봤어요?”라고 묻는데 나까지 오금 저리던걸.

김 : “국내 영상촬영 사상 최초! 서울 도심 연등행사 통제하다-관람인파 3만명, 보조출연자 200여명, 4개월의 준비기간”이라며 대대적으로 홍보한 장면은 기대 이하였어. ‘현실감, 몰입도를 위해서가 아니라 제작비 삭감을 위해서였나?’ 했을 정도였지. 진짜 연등행사에서 찍지 않았다면 모두 보조출연자로 채웠어야 했을 테니까.

최 : 관객이 몰라줄까 봐 홍보한 거 아닐까? 말하지 않으면 진짜 보조출연자인 줄 알까 봐 말이야. 나도 그 장면은 실망이었어. 그래도 배우 손현주의 절박한 표정은 기가 막히더라.
 

[사진=영화 '특종: 량첸살인기' 스틸]

김 : 배우들의 연기라면 ‘특종’도 밀리지 않아. 러닝타임 내내 원맨쇼 급 연기를 펼치는 조정석, 광고·시청률에 혈안이 된 여성 편집국장을 그럴듯하게 연기한 김미숙은 말할 것도 없지.

최 : 예상했던 것보다 코미디 요소가 많아서 놀랐어. 조정석이 연쇄살인범(이라고 믿는) 집에 혼자 들어가서 기삿거리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장면에서조차 웃음이 터지니까. 과하지 않으면서도 웃음 포인트를 놓치지 않는 노덕 감독의 연출이 빛났지.

김 : 맞아. 노덕 감독은 단편 하나에 장편 둘, 몇 안 되는 작품으로도 색을 뚜렷하게 발산하는 데다 여성 감독이라 주목받는 것 같아. 뭐든 그럴듯하게 만들어 내는 게 그분의 강점이잖아. 언론사 광고국 이사가 평기자를 무 자르듯 자르고, 일게 지역 경찰서 수사반장이 현장을 지휘한다는 말도 안 되는 설정을 현실감 있게 풀어냈으니까. 사실 그걸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기자와 경찰 말고는 누가 있겠어. 기자인 나도 낄낄거리며 봤으니까 말 다 했지.

최 : 맞아. 배우들도 신인 여자 감독에 대한 믿음이 대단해. 조정석은 인터뷰 내내 노덕 감독 칭찬만 하던걸. 기-승-전-노덕 감독이었다니까. 그럴 만도 한 것이 낄낄거리고 웃다 보면 어느새 가슴 한켠에 묵직한 메시지가 ‘툭’하고 들어오게 되잖아. 김미숙의 마지막 대사, 편집국을 훑어보는 조정석의 마지막 표정…작은 것을 쌓아 만든 거대한 메시지의 여운이 오래 남더라.

김 : 아…여기 노덕 감독 극성팬 하나 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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