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영국과 중국의 밀월 관계는 정치인과 기업인들만의 이야기인 듯 하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중국 갑부들이 잇따라 런던에 초고층 빌딩을 세우자 영국인들 사이에 반감이 치솟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런던에서 열린 '국제 부동산페어'에서는 대규모 프로젝트 개발자가 모두 중국인이라는 사실이 가장 주목을 끌었다. 지난해 런던의 전체 부동산 거래 대금 가운데 중국 자본은 10%에 달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영국 방문 기간에는 중국인 투자자와 기업가 등으로 이뤄진 대표단이 영국 각 지역을 돌며 시의원과 영국 부동산 업체들과 만남을 갖기도 했다.
중국 갑부들은 상업 용지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중국의 부동산 개발기업 ABP는 17억파운드(약 3조원)를 들여 런던 템스강 항구 용지를 재개발 할 계획이다. ABP는 이곳에 금융센터를 만들어 중국 기업을 유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영국인들의 반발은 거세지고 있다. 국제부동산 페어 기간 전시회장 밖에서는 영국인들이 외국 투자자의 런던 부동산 투자를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래디컬 하우징 네트워크의 제이크 프리랜드는 “가열 양상을 보이는 외국인 투자가 런던의 커뮤니티를 망칠 것”이라며 우려를 제기했다. 비영리 단체 타워 햄릿 렌터스의 글렌 맥마헌은 “(중국의 부동산 투자는)런던에 대한 모욕”이라며 “중국인의 건설 투자 붐은 주택대란을 더 악화시킬 뿐”이라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그렇지만 중국 갑부들의 투자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시장 분석가 에릭 자오는 “자국 경기 둔화를 피해 중국 갑부들이 해외로 나가고 있다”고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현재 영국의 영주권 시스템이 바뀌지 않는 한 이런 흐름을 멈출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영국은 1000만파운드(약174억원)를 지닌 외국인 투자자가 영국에서 2년을 거주하면 영주권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