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 23일 오전 7시. 서울 명동에 위치한 애플 공식 판매장 프리스비 앞에는 평일 낮 시간에도 불구하고 80여명의 대기자들이 길게 한 줄로 늘어서 있다. 이날 국내에 첫 출시되는 아이폰6S를 한 발 앞서 손에 넣기 위해서다.
대기자 중에는 전날부터 회사에 휴가를 내고 매장을 찾아 번호표를 받아간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해가 뜨지도 않은 새벽에 첫차타고 달려온 사람도 있다. 최근 출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5와 LG전자의 V10 출시 첫 날과는 확연하게 다른 분위기다.
아이폰6S를 가장 먼저 손에 넣는 1호 구매자는 서울 연남동에 사는 29세의 직장인 오원택씨다.
오 씨는 “전날 회사에 연차를 내고 오전 8시 반에 매장을 찾아 기다리다가 밤 11시쯤 제일 먼저 1번 번호표를 받았고, 오늘 아침 6시 30쯤 다시 왔다”며 “안드로이드 체제와는 다른 매력을 느꼈고 이왕 사는거 1등으로 사자는 생각에 어제부터 기다렸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에 사는 안지훈(36)씨는 이날 새벽 5시 명동 프리즈비에 도착해 35번 번호표를 받았다. 안 씨는 “내가 쓸 것은 아니고 다음 주에 결혼하는 여자친구를 위한 깜짝 선물용이다”라며 “예약판매로 사는 것보다 출시 첫 날 직접 사서 선물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아 기다리고 있다”라고 수줍게 말했다.
오전 8시가 되자 프리즈비 문이 열리고 대기자들이 하나 둘 입장하기 시작했다.
1호 구매자 오 씨는 가장 먼저 입장해 직원들의 박수를 받으며 아이폰6S 로즈골드 색상을 구입했다. 그는 “실제로 보니 더 좋고 빨리 회사 가서 자랑하고 싶다”며 “두 번 할 짓은 아닌 것 같다”고 말하며 웃었다.
구매자 중에는 외국인들도 종종 눈에 띄었다. 동국대학교 어학당에 다니는 중국인 무(24)씨는 총 4종의 색상으로 출시된 아이폰6S을 색상별로 모두 구매한 뒤 뿌듯한 얼굴로 매장을 나섰다.
중국 하남성에서 온 그는 “어제 밤 9시부터 와서 기다리다가 번호표받고 오늘 새벽에 다시 왔다”며 “디자인이 예뻐서 친구와 부모님도 선물해드리려고 색상별로 4개 제품 모두 다 샀다”고 말했다.
아이폰6S 출시에 각 지점 대리점들 역시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실물이 전시되지 않았음에도 각 대리점 매장은 예약주문한 아이폰6S를 받아가려는 고객들로 붐볐다. 아예 ‘아이폰6S 출시 관계로 일반 업무는 불가 합니다’라는 공지를 써 붙인 매장도 있었다.
종로의 한 올레KT 대리점의 한 판매직원은 “갤럭시 시리즈나 V10 출시 당시와는 비교도 안된다”며 “아이폰은 워낙 매니아층이 두터워 갤럭시 노트5나 V10 판매에 영향이 알게모르게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명동의 LG유플러스 대리점 직원 역시 “아이폰 출시일은 언제나 정신없다”며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아이폰 매니아층은 충성도가 높아 정말 특별한 이유가 없지 않은 이상 삼성전자나 LG전자가 (매니아층을) 데려가는 것에는 무리가 있다”고 귀띔했다.
일각에서는 아이폰6S의 국내 출시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최신폰 판매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국내 스마트폰 제조 업계 관계자는 “아이폰 출시가 삼성이나 LG 스마트폰 판매에 영향이 100% 없다고는 말은 못하지만, 애초에 겨냥한 소비층이 다르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