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아이클릭아트]
21일 업계에 따르면 화학섬유 주요 원료인 고순도테레프탈산(PTA) 업체들은 정부 중재 아래 사업재편을 통한 구조조정 방안을 논의해 왔다.
한때 생산 업체 실무자들간 면담 회의도 이뤄졌던 것으로 전해졌으나, 현재는 흐지부지된 상태다.
석유화학협회를 중심으로 석유화학산업의 자발적 사업재편을 위해 롯데케미칼, 한화케미칼, 효성 등이 참여한 민간협의체도 구성됐으나, “PTA 사업의 경우 현재 해당 제조업체의 자율에 맡기고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협회측은 전했다.
업계는 구조조정의 필요성엔 공감하고 있으나, 각사마다 상황이 달라 합의점을 찾기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에선 공급과잉이 심한 업종의 경우 정부가 적극 개입해 부실기업을 퇴출시키고 대형 기업 위주로 경쟁력을 키우는 산업 재편을 추진해왔다.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수단이기 때문이다.
국내 PTA의 경우도 정부가 경제살리기 일환으로 빠른 산업재편을 위해 주도적으로 중재에 나섰으나, 시장 자율성을 침해할 수 있어 난항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은 기자간담회에서 “각사마다 사정이 다르다”며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총론은 맞는데 어떻게, 누구 중심으로 하느냐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인수합병을 통한 구조조정 방안을 가리켜 한 말이다.
허 사장은 또한 “정부가 개입해 강제화하는 것은 무리가 있고 이뤄지기 힘들 것”이라며 “시장 자율적인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언급했다.
업계가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하는 가운데 시장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중국 한방석화의 연산 220만t 규모 PTA설비가 연말부터 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 1분기에는 중국 청싱의 220만t 설비도 가동할 예정이다. 중국의 연간 총 PTA 생산능력은 4300여만t으로, 10% 정도가 늘어날 정도의 신증설 규모다. 뿐만 아니라 등룡석화의 파라자일렌 설비 화재로 인접한 상로석화의 450만t 설비도 멈췄는데 재가동시 공급과잉은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중국 시장을 대체할 수 있는 인도 역시 자체 신증설이 늘어나는 추세다. 인도 릴라이언스는 9월 중순 110만t PTA 신규 설비 가동을 시작해 현재 풀 가동 중이다. 이 업체는 연초에도 111만t 신규 설비를 가동했다.
PTA 시장 경쟁이 심화되며 국내 PTA 수출은 매달 마이너스 성장률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달엔 물량기준 전년동기대비 -31.27% 감소했다.